18일 아침 출근길 빙판길 '비상'

  • 입력 2006년 12월 17일 17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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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16~17일 이틀 동안 서울 경기 충청 등을 중심으로 폭설이 내린 가운데 기온까지 영하로 곤두박질쳤다. 서울 경기와 강원영동지방에는 쌓인 눈이 얼면서 18일 출근길이 빙판길로 변할 것으로 예상돼 교통대란도 우려된다.

16일 밤부터 서울 경기, 충청, 전라 지방에 폭설이 내린 것은 북서쪽에서 한기를 동반한 기압골의 중심이 중부지방을 통과했기 때문. 17일 오후 들어서는 강원영동 등 동해안 지방에 많은 눈이 내렸다.

17일 강원 대관령에 31.2㎝의 눈이 내린 것을 비롯해 서울에는 최고 12.8㎝, 경기 수원시 22.5㎝, 충남 금산시 20.2㎝, 전북 임실군 17.2㎝ 등의 적설량을 보였다.

▽빙판길 교통사고 잇따라=폭설로 전국 곳곳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하고, 항공기가 결항됐다. 17일 오전 7시 반 경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부산기점 321㎞ 부근에서 결혼식 하객 25명을 태우고 충남 아산시에서 경남 거창군으로 향하던 관광버스가 눈길에 미끄러지며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승객 이모(68) 씨가 그 자리에서 숨지고, 우모(57·여) 씨 등 16명이 중·경상을 입어 인근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16일 오후 8시 반 영동고속도로 속사나들목 부근에서는 개그우먼 출신 여성3인조 '미녀삼총사'를 태운 승합차가 눈길에 미끄러지며 중앙분리대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미녀삼총사 멤버를 비롯해 코디네이터 1명과 매니저 1명, 백댄서 3명 등이 중경상을 입었다. 특히 멤버 김형은(25)은 목뼈가 탈골돼 서울 아산병원에서 전신마비 위험성 여부를 검사받고 있다.

17일 최고 40㎝의 눈이 내린 대관령과 진부령 등에는 차량통행이 한때 통제돼 이 구간을 운행하는 차량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한국도로공사는 이날 영동고속도로(서울~강릉) 대관령 구간에 오후 1시 반~3시 반 강릉에서 고속도로로 진입하는 차량들을 대관령 톨게이트에서 한때 통제했다.

또 인제~속초간 미시령 관통도로와 인제~양양간 한계령, 양구~해안면간 돌산령도 낮 12시부터 차량운행을 통제하다 오후 3시경 월동장비를 갖춘 차량에 한해서만 통과시켰다.

▽항공기, 여객선, 경마장 '스톱'=폭설로 인해 17일 한때 국내편 항공기와 여객선들의 발이 묶였다.

이날 오전 6시 반 김포공항에서 출발 예정이던 제주항공 106편을 비롯해 김포~제주 간 항공기 20편이 결항됐다. 눈이 그치면서 오후 1시 반 김포공항 발 제주행 대한항공1229편을 시작으로 운항이 재개됐지만 30분 이상 지연 출발해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폭풍주의보가 내려진 제주에서도 오전 7시 5분 김포행 첫 항공기를 비롯해 모두 104편이 결항됐다.

서·동·남해 전 해상에 풍랑주의보가 내려지면서 이날 인천과 서해 5도 등을 잇는 12개 항로의 여객선 운항이 모두 중단됐다.

이번 폭설로 골퍼들의 예약이 꽉 차있던 경기도 내 대부분의 골프장들이 문을 닫았다.

또 과천 경마장에서는 17일 오전 11시 50분경 "예정된 12개 경주를 모두 취소한다"는 장내 방송이 발표되자마자 9시 반부터 경주를 기다리던 팬들이 강하게 항의하며 일부 관중이 경마장 내 초소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내 집 앞 눈 내가 치워야=18일 아침은 서울의 기온이 영하 5도까지 떨어지는 등 강추위가 찾아올 전망이라 눈길 미끄럼 사고의 위험성이 높다.

주요 도로에는 염화칼슘을 뿌리는 등 제설 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미처 손이 닿지 않은 이면도로 곳곳은 빙판길 운행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지난해 7월 자연재해대책법이 개정됨에 따라 눈이 왔을 경우 내 집 앞, 점포 앞은 본인이 의무적으로 치워야 하는 지역들이 있다.

서울시와 부산 12개 구, 충청북도, 경남 창원 마산시 등 자치단체들은 건물 소유자나 관리자에게 제설 작업을 의무화하는 조례를 제정하고 있다.

이행하지 않아도 과태료 처분은 받지 않는다. 하지만 눈을 제 때 치우지 않아 행인이 미끄러지는 등 안전사고를 당하거나 재해가 발생했을 경우 주변 주민과 건물관리자에게 민사상 책임이 돌아간다.

홍수영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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