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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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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가 아닌 ‘안전’이 우선
‘검증되지 않은 치료는 하지 않는다.’
나누리병원 의료진은 이런 철학을 갖고 있다. 특히 수술 분야에서는 세계든 국내든 최초를 자랑하지 않는다. 최초란 아직 검증되지 않은 방법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개원가에서는 인공디스크를 가장 늦게 도입했다. 일부 병원에서 시술하는 레이저 수술도 하지 않는다.
“최초는 의사에게는 좋은 경험이 될지 몰라도 환자에게는 그만큼 위험이 크다는 말입니다. 결과가 나쁘면 손해 보는 건 환자입니다.”
최첨단과 최초도 좋지만 안전한 정통 치료를 고수하는 이유다. 병원 측은 밝히기를 극구 사양했지만 최초이자 안전성이 확인된 치료 실적도 적지 않다.
장 원장은 1997년 골다공증 등으로 골절된 척추 뼈를 시멘트 주사로 붙이는 골 시멘트 주입술을 개발했다. 미세현미경을 이용해 목 디스크를 손대지 않고 척추관에서 뻗어있는 문제의 신경가지(척추공)를 넓히는 ‘척추공 확장술’도 그의 작품이다.
2003년에는 ‘미니 뼈 유합술’을 시도해 성공했다. 디스크 환자에게서 제거한 뼈를 아주 잘게 부순 뒤 원래의 뼈처럼 만들어 다시 붙이는 방법이다.
나누리병원은 높은 수술성공률로 인해 4차 병원으로도 불린다. 3차 대학병원 다음에 가는 병원이란 말이다. 그만큼 최다 수술 기록도 많다.
거의 망가진 상태의 척추를 주사로 고정시키는 ‘척추유합술’은 연간 600∼800건을 시술한다. 이는 유명 대학병원 척추센터의 두 배에 가까운 실적이다. 자칫 잘못 건드리면 사지가 마비되는 목 디스크 수술도 연간 200∼300건 실시한다.
○ 비수술적 치료도 최고 수준
임 부원장은 “앞으로 질병 치료의 화두는 예방”이라며 “병에 걸리지 않게 하는 것이 최고의 치료”라고 말했다. 특히 초기 요통 환자가 최소한의 비용부담으로 치료할 수 있다.
병원은 지난달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는 환자의 90%는 수술이 필요 없다는 사실에 착안해 ‘케어웨어’란 인터넷 운동치료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부위와 증세별로 3000여 개의 운동치료 동영상을 인터넷으로 제공해 환자가 이를 따라 하도록 하는 원격 운동치료 시스템이다.
○ 환자가 ‘왕’이다
모든 진료와 서비스가 환자에게 맞춰져 있다.
우선 고가의 수술을 하지 않는다. 특수한 사례가 아니면 의료보험에서 인정하는 수술만 한다.
주차에서 퇴원까지 환자의 처지를 먼저 생각한다. 병원이 개원할 때부터 환자들에게는 무료 대리 주차를 해주고 있다. 그 대신 의료진은 외부 주차장을 이용한다. 원장도 예외가 아니다. 병원에 오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인데 주차라도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배려다. 특히 소개를 받고 온 환자에게는 고객지원센터가 안내에서 진료까지 책임지고 당일 결과를 알려준다. 환자 본인은 물론 소개해준 사람에게도.
진료의 시작은 있지만 끝이 없다. 밤 10시라도 병원에 외래 환자가 있으면 담당 의료진은 퇴근하지 않는다. 전국에 80곳의 협력병원이 있어 수술한 뒤 집 근처에서 편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것도 나누리병원의 자랑이다.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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