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태 사장 “와이브로 중국서도 곧 터질것”

  • 입력 2006년 8월 16일 03시 01분


《과연 누가 휴대인터넷(와이브로·WiBro) 서비스를 이용할 것인가. 앞으로 2년 동안 3조 원이 드는 와이브로는 얼마나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인가. 최근 미국 통신업체인 스프린트 넥스텔이 삼성전자 인텔 모토로라와 함께 2008년부터 와이브로를 상용화하겠다고 밝히자 외국 언론들은 조심스럽게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이기태(사진) 삼성전자 정보통신 총괄사장은 와이브로의 미래를 낙관했다.》

이 사장은 14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누구도 가 보지 않은 길에 대해 아무도 속단할 수 없다”며 “높은 곳에서 멀리 보는 자만이 시장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무한한 시장 잠재력을 가진 중국에 와이브로를 진출시키기 위해 비밀리에 중국 통신회사들과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이날 처음 공개했다.

○ 중국 등 신흥 시장을 잡아라

“2차로와 10차로를 비교해 봅시다. 도로가 넓을수록 차량통행이 원활하겠죠. 주파수 대역도 마찬가지입니다. 와이브로 서비스가 이뤄질 2.5GHz 대역은 현재보다 인터넷 속도를 4배 이상 빠르게 합니다. 음성, 데이터, 영상이 한꺼번에 실현되는 겁니다.”

브라질 등 중남미 지역에서 와이브로 서비스를 앞둔 삼성전자는 이제 중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는 “국토가 넓어 유선 통신망 설치에 엄두를 못 내던 나라들이 기지국을 통한 무선 통신단계로 곧바로 넘어가려 한다”며 “중국과 같은 신흥시장을 잡는다면 와이브로 세상은 우리가 상상하는 범위를 뛰어넘어 빠르게 실현될 것”이라고 했다.

“중국은 한국의 정보기술(IT)산업을 모델로 삼아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늘 고민하는 ‘10년 후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에 대한 해답이 중국일지도 모릅니다.”

○ “내 것을 줘야 남의 것도 얻을 수 있다”

스프린트는 이번에 어떤 차세대 기술을 채택할지 막판까지 고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와이브로, 퀄컴이 인수한 플라리온의 플래시 직교주파수분할다중접속(OFDM), IP와이어리스의 TD-CDMA 등이 경합한 것이다.

이 사장은 “아직 국제표준으로 인정받지 못한 퀄컴 기술 등과는 달리 와이브로가 국제표준 승인과 국내 상용화에 발 빠르게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비싼 로열티를 요구해 여러 업체와 소송이 걸린 퀄컴을 스프린트가 경계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앞으로 삼성전자는 와이브로 장비공급을 두고 인텔, 모토로라와 경쟁하게 된다.

그는 “국제 비즈니스에서는 내 것을 줘야 남의 것도 얻을 수 있다”며 “글로벌 기업들은 치열하게 경쟁하지만 상대방의 기술을 인정하는 데는 철저하고 겸허하다”고 말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이기태 사장 약력

△1948년 충남 논산 출생 △1971년 인하대 전기공학과 졸업 △1973년 삼성전자 입사 △1983년 삼성전자 음향품질관리 실장 △1996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 △2001년∼현재 삼성전자 정보통신 총괄사장 △2006년 한국품질경영학회 초대 명예회장, 한국표준협회 초대 박제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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