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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6월 9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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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다트머스대 의대 유전학과 박수경(39·사진) 연구원은 8일 “초파리가 교미할 때 암컷이 페로몬을 분비하면 수컷이 이를 피부로 감지하는 ‘CheB42a’라는 유전자를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생명과학 분야의 최신 동향을 소개하는 미국의 과학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 6일자에 게재됐다.
초파리의 암컷은 교미할 때 페로몬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해 수컷을 유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수컷이 페로몬을 어떻게 감지하는지에 대한 메커니즘은 이번에 처음 밝혀졌다.
연구팀은 초파리 수컷의 앞다리에서 ‘CheB42a’라는 특정 유전자를 찾아내 이 유전자가 있는 정상 수컷 초파리와 돌연변이 수컷의 교미 행동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이 유전자가 제거된 수컷은 암컷이 페로몬을 분비하지 않더라도 교미를 더 자주 시도한다는 것.
박 연구원은 “CheB42a가 페로몬을 감지하면 수컷은 암컷을 졸졸 따라다니거나 암컷의 배를 두드리는 ‘구애행위’를 시작한다”며 “이번 연구는 오랫동안 감춰져 온 곤충의 ‘스킨십 메커니즘’을 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간을 포함한 척추동물도 이런 유전자가 존재하는지 연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근태 동아사이언스기자 kun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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