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현수 “줄기세포 바꿔치기 황 교수팀의 자작극”

  • 입력 2005년 12월 28일 14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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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교수팀의 2005년 사이언스 논문 공동저자인 윤현수(尹賢洙·사진) 한양대 의대 교수가 28일 줄기세포 바꿔치기 논란에 대해 “황 교수측에서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윤현수 교수는 이날 인터넷신문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1월초 곰팡이로 오염된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를 6개를 미즈메디병원 수정란 줄기세포로 채워 넣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줄기세포 바꿔치기 언제 알았나? = 윤 교수는 “지난 11월 17일 MBC ‘PD수첩’팀으로부터 2번 줄기세포의 DNA 지문분석 결과가 불일치한다는 통보를 듣고 의심을 품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그 즈음 강성근 교수를 통해 황 교수팀의 줄기세포 관리가 엉망이며, 6개월 마다 하는 정기적인 DNA검사도 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덧붙였다.

윤 교수는 결국 황 교수 등에게 사이언스 논문에 발표한 6개의 줄기세포에 대해 DNA지문 분석을 요청했고, 11월 18일 전라남도 장성의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분소에 의뢰해 다음날 아침에 ‘6개 모두 일치하지 않는다’는 결과를 통보 받았다. 모두 미즈메디병원의 수정란 줄기세포로 바뀌어 있었던 것.

윤 교수는 “깜짝 놀라 이 사실을 황우석, 이병천, 강성근 교수에게 통보했지만, 이, 강 두 교수는 아주 담담하게 들었고 황 교수는 놀라는 표정이었다”고 전했다.

◇누가 바꿔치기했나? = 윤 교수는 “황 교수팀의 누군가가 김선종 연구원 모르게 미즈메디병원의 줄기세포로 바꿔치기해 놓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그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윤 교수는 “황 교수가 줄기세포 바꿔치기 같은 터무니없는 일을 언급한 것 자체가 혐의를 더 짙게 한다”고 덧붙였다.

윤 교수는 “황 교수의 주장과는 달리 황 교수팀과 미드메디병원의 연구원들은 누구나 아주 자유롭게 왕래하는 상황이었다”며 “언제나 손쉽게 미즈메디병원의 수정란 줄기세포가 황우석 교수팀으로 흘러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이어 “미즈메디병원에서 확립한 15개의 줄기세포 중 1, 4, 6번을 제외한 12개의 배양이 올해 2월까지 이뤄지고 있었고, 황 교수 실험실의 대학원생들이 배양 훈련을 위해 4~5개월씩 병원에 상주했다”고 설명했다.

◇왜 바꿔치기 했나? = 윤 교수는 “1월초 이스트에 오염돼 줄기세포 6개가 훼손됐고, 이 때문에 나중에 미즈메디병원 수정란 줄기세포로 채워 넣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는 “아마 최초에는 배양중인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가 있었을 수도 있다”며 “그것이 꼭 환자맞춤형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나도 부정기적으로 줄기세포가 배양되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김선종 자살기도 했나? = 윤 교수는 “김 연구원이 자살을 기도한 것은 분명히 아니다”라며 “원래 한국에 있을 때부터 편두통이 심했고,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쓰러지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11월 중순에 병원으로 실려간 것은 황 교수와 PD수첩 사이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던 중에 신경안정제를 복용하고 쓰러졌기 때문”이라며 “내가 직접 문병을 갔기 때문에 누구보다 잘 안다”고 강조했다.

◇황 교수팀에 줄기세포 배양능력 있나? = 윤 교수는 “솔직히 회의적”이라며 “인간 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해 배양하는 일은 오랜 경험에서 축적된 노하우가 있어야 하는데, 황 교수팀이 인간 배아 연구를 시작한 것은 고작 3년 전의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당장 황 교수가 수차례 피츠버그에 있는 박종혁, 김선종 연구원의 귀국을 종용한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지 않나. 최근처럼 황 교수가 나한테 아쉬운 소리를 한 적은 지난 수년 간 없었다”며 “황 교수팀은 줄기세포를 배양할 만한 능력이 아직은 부족하다”고 말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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