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分子 열쇠’아시나요?…김기문교수“전자로 열고 닫아”

  • 입력 2005년 3월 10일 18시 20분


긴 고리가 달린 자전거 자물쇠처럼 생긴 초소형 잠금장치가 등장했다.

포항공대 화학과 김기문 교수는 10일 “고리 형태의 잠금장치를 머리카락보다 1만분의 1이나 작은 규모로 구현하는 데 처음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김 교수가 이끄는 과학기술부 창의적 연구사업단 ‘지능초분자 연구단’의 성과로 독일 화학회가 발행하는 학술지 ‘응용화학지’ 1월호에 발표됐다. 또 영국왕립화학회의 유명 잡지 ‘화학세계’ 최신호에 비중 있게 소개됐다.

서양 술통 모양의 분자 ‘쿠커비투릴’ 속에 나프탈렌과 메틸바이올로젠이란 분자가 들어가고 이 두 분자는 탄화수소 사슬로 연결돼 전체는 자전거 자물쇠 형태가 된다. 이 자물쇠에 또 다른 메틸바이올로젠을 열쇠처럼 넣어주고 전자를 공급하면 나프탈렌이 빠져나와 자물쇠가 열린다.

김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잠금장치는 초소형 분자기계의 기본 부품”이라며 “자전거 바퀴처럼 움직이는 장치를 잠그는 것은 물론 전기적 자극으로 분자 모양이 크게 변하는 원리를 이용해 초소형 액추에이터(구동장치)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 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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