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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11월 9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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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뮌헨공대 물리학과 군터 코르슈네크 박사팀은 태평양 바닥 아래에 있던 암석에서 초신성이 폭발할 때만 나오는 원자량 60의 철 동위원소를 발견했다. 초신성은 무거운 별이 최후에 폭발하며 엄청난 에너지와 지구에서 보기 힘든 물질을 방출하는 단계다.
연구팀은 철 동위원소가 포함된 암석의 연대를 측정해 초신성이 280만년 전에 폭발했다는 사실을 밝혀 냈다. 이 시기는 공교롭게도 인류의 조상이 아프리카를 탈출하던 때와 일치한다.
또 연구팀은 문제의 초신성이 지구에서 100∼200광년쯤 떨어져 있고 폭발 후 적어도 10만년간 이전보다 15%나 더 많은 우주 물질을 지구에 쏟아 부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런 물질이 지구 대기를 덮으면 땅의 온도가 떨어져 극지에는 얼음이 늘어나고 아프리카에는 더 건조한 기후가 찾아올 수 있다.
코르슈네크 박사는 “아프리카의 기후가 변해 인류가 물이 더 많은 다른 곳으로 이동했을 것”이라며 “결국 초신성 폭발이 인류의 진화에 영향을 미치게 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일 초신성이 지구에 더 가까운 곳에서 폭발했다면 강력한 에너지의 우주 물질이 빗발쳐 지구의 생물이 대량으로 멸종했을지 모른다.
이번 연구는 세계적 물리학 전문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 최신호에 실렸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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