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반달곰 마침내 겨울잠에

  • 입력 2004년 2월 3일 14시 53분


코멘트
지리산 반달곰이 드디어 동면(冬眠)에 들어갔다.

국립공원관리공단 반달가슴곰팀은 2001년 9월 전남 구례군 지리산 문수리골에 국내 처음으로 자연방사됐던 새끼 반달가슴곰 '장군이'가 지난달 말부터 산 정상 부근 굴속에 머물며 겨울잠에 들어갔다고 3일 밝혔다.

2002년 1월 초 첫 겨울잠에 든 장군이는 예년에 비해 따뜻한 날씨 때문에 최근까지 활동지역에 눈이 쌓이지 않고 도토리 다래 벌집 등 먹을 것이 많아 동면을 취하지 않았다.

지리산반달곰이 동면에 드는 시기는 보통 지리산 구석구석에 눈이 30㎝ 이상 쌓이면서 혹한기가 시작되고 먹잇감이 사라지는 12월 초순.

곰은 생존을 위해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낄 때 겨울잠에 들지만 날씨가 덜 춥고 먹잇감이 많은 환경에서는 동면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반달가슴곰팀은 갑자기 기온이 급상승하거나 사람의 접근이 없을 경우 3월말이나 4월초까지 장군이가 겨울잠을 즐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보호시설 땅바닥을 뚫고 탈출한 '반돌이'는 활동지역에 눈이 쌓이지 않아 당분간 동면에 들어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달가슴곰팀 한상훈팀장은 "겨울이 지나고 반돌이가 민가로 내려올 것으로 예상되는 3월말부터 포획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돌이의 활동지역이 산 정상 부근이라 포획이 쉽지 않고 동면에 들어갈 시기에 섣불리 포획에 나섰다 실패할 경우 곰이 다른 동면지역을 찾아다니다 얼어 죽을 위험이 있기 때문에 포획을 미루고 있다는 게 한 팀장의 설명.

한 팀장은 "장군이는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해 건강에 지장이 전혀 없으며 반돌이도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