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 생명복제기술 ‘수출’…원숭이 복제 피츠버그大와 공동연구

  • 입력 2004년 1월 29일 19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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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생명복제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을 인정받아 미국의 저명한 연구팀에 ‘수출’된다.

국내 복제기술의 권위자인 서울대 수의학과 황우석(黃禹錫) 교수는 29일 “미국 피츠버그대 매기여성병원 생식발생연구팀의 제럴드 섀튼 박사 요청으로 박사후연구원 등 2명을 현지에 파견했다”며 “2년 이상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공동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섀튼 박사는 원숭이 등 영장류 복제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학자. 복제양 돌리를 만든 이언 윌머트 등 저명한 과학자들과 공동으로 과학전문지 ‘네이처’와 ‘사이언스’에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현재 피츠버그대에서 7명의 교수와 60여명의 연구원으로 구성된 연구팀을 이끌고 있다.

섀튼 박사의 가장 큰 관심은 원숭이 복제. 의약계에서 원숭이는 신약이나 인체이식용 돼지장기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최후의 관문’이다.

그는 지난 수년간 복제술을 이용해 동일한 유전자를 가진 실험용 원숭이를 대량으로 만드는 일에 매달렸지만 계속 실패했다.

섀튼 박사는 국제학술회의장에서 황 교수의 발표논문과 포스터를 접하고는 흥미를 느껴 지난해 초 황 교수에게 “박사후연구원 1명을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또 작년 11월 말에는 황 교수의 실험실을 방문해 국내 기술수준을 눈으로 확인한 후 자신의 한계를 한국팀이 극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

섀튼 박사는 “연구에 필요한 실험용 원숭이와 연구장비, 생활비 모두를 전폭 지원할 테니 미국에 연구원들을 파견해 달라”고 적극 요청했다. 현재 한국에서 실험용 원숭이 1마리를 수입하는 데 드는 비용은 1500만원. 논문과 특허가 발생할 경우 이를 공평하게 공유한다는 조건도 제시했다.

황 교수는 “2월 초에 2명을 추가로 보낼 예정”이라며 “2년간 연구에 투여될 비용 규모가 100억원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황 교수는 또 “생명과학 분야에서 미국의 지원을 받으며 초청된 사례는 국내에서 처음일 것”이라며 “원숭이 복제 실험에 성공하면 난치병 치료에 획기적인 돌파구가 마련된다”고 설명했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기자 wolf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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