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철교수의 性보고서]늘어나는 나이, 줄어드는 정액

  • 입력 2003년 12월 21일 17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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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이 사정할 때 느끼는 극치감은 나이가 들어도 변함이 없을까.

사정은 정액을 배출하기 위해 몸 안쪽에 있는 내생식 장기와 요도 주변의 근육이 수축하는 순간에 이뤄진다. 보통 전립샘 등과 같은 내생식 장기는 일정 수준의 성적 자극을 받으면 급격하게 수축하는데 이때 이들 장기에 고여 있던 정액이 배출되면서 짜릿한 극치감을 맛보는 것이다.

사정할 때 방출되는 정액의 양은 2∼3mL인데 이를 내보내는 요도의 용적은 2mL에 불과하다. 따라서 요도에 정액이 꽉 차면 순간적으로 압력이 올라 사정을 참을 수 없는 절박감을 느끼게 된다.

극치감의 정도는 정액의 양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 가령 소변이나 대변을 볼 때 어정쩡하게 끝내면 뒤가 개운하지 않고 찜찜한 기분이 드는 것처럼 사정도 일종의 배설기능이기 때문에 이와 비슷하다.

물총에 물이 가득 채워진 상태에서 방아쇠를 누르면 물은 멀리 힘 있게 날아가지만 물이 제대로 채워지지 않았다면 아무리 힘을 줘도 물은 바로 앞에 떨어지게 된다. 정액의 양이 적으면 극치감도 적다는 얘기다.

나이가 들면서 노화가 진행되면 정액의 생산량이 줄어든다. 따라서 사정할 때 내생식 기관 주변의 요도에 정액이 꽉 차지 못하므로 정액이 힘없이 나오고 쾌감도 줄어든다. 가끔 젊은 사람들도 사정할 때 극치감 장애를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사정하는 정액의 양은 정상이지만 성행위에 대한 불안이나 죄의식, 의무감 등 심리적 요인 때문인 경우가 많다.

노화에 따라 사정할 때 정액의 양이 줄어드는 현상은 50대 초반의 20%, 50대 후반의30%, 60대 초반의 40%, 60대 후반의 55%, 70대의 70%에서 나타난다. 50대의 4%, 60대의 10%는 그 정도가 심하며 70대의 30%에서는 정액이 아예 나오지 않는다.

성욕이나 발기기능에는 문제가 없으나 사정이 되는 둥 마는 둥 하거나 되더라도 힘이 없어 섹스가 재미없다고 하소연하는 노신사들이 많지만 유감스럽게도 아직까지는 노화로 인한 정액량 감소를 해결할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

중앙대 용산병원 비뇨기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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