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전자파 DNA손상 가능성…高大 연구팀 조사

  • 입력 2003년 10월 27일 00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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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를 오랜 시간 쉬지 않고 사용할 경우 전자파로 인해 혈액 속 면역세포의 DNA가 손상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이은일 최재욱 교수팀은 20대의 건강한 의대생 34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20명)에는 4시간 동안 쉬지 않고 휴대전화를 사용하도록 하고 다른 그룹(14명)에는 같은 시간 동안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실험이 끝난 뒤 혈액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휴대전화를 사용한 그룹에서 면역세포의 DNA 손상을 의미하는 지표인 ‘테일 모멘츠’가 통계적으로 봤을 때 의미가 있는 수준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세포 손상은 임파구, B-세포, T-세포, 과립백혈구 등 4가지 면역세포에서 나타났다. 반면 전자파를 흘리지 않은 그룹에서는 B-세포에서만 다소 손상이 있었다.

이 연구 결과는 24일 강원 평창에서 열린 대한예방의학회 추계 학술대회 심포지엄에서 발표됐다. 이에 따라 휴대전화의 전자파에 대한 논란이 일 전망이다.

그러나 연구팀은 학술대회가 열리기 직전 제작된 연제집(논문과 심포지엄 내용을 수록한 책)에서 “실험 목적으로 과장되게 휴대전화를 사용했기 때문에 실제 생활에서도 DNA가 손상되는지는 확실하게 알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 연구 결과가 당초 학술대회 논문으로 발표될 예정이었지만 정보통신부의 만류로 논문 발표는 철회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예방의학회 관계자는 “원래 논문으로 발표될 예정이었지만 정통부에서 만류하는 바람에 취소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이 연구는 ‘휴대전화 전자파 유해성 평가’를 위한 정통부의 용역사업이다.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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