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들 '총성없는 이라크戰'…美 공격싸고 찬반 갈려

  • 입력 2003년 3월 30일 1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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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쟁이 시작된 이래 전쟁에 찬성 혹은 반대하는 해커들이 특정 웹사이트를 공격하는 일이 급증하고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WSJ)이 28일 보도했다.

WSJ는 컴퓨터 보안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웹 해킹 보고 건수가 개전 이후 평소의 최고 10배에 이르는 하루 3000∼5000건으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해커는 주로 반전론자들이지만 전쟁 찬성론자들도 만만찮다. 반전 해커들의 공격대상은 미 정부기관과 군이 운영하는 웹사이트들이 대부분이지만 IBM 계열기업 등 민간기업도 포함돼 있다.

이들은 e메일을 집중 발송해 공격대상 웹사이트를 다운시키고 각종 반전 구호로 웹페이지를 도배질하거나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이미지를 침팬지로 묘사하는 그림을 게시하기도 한다.

반면 전쟁 찬성 진영의 해커들은 미군 포로와 사망자 화면을 내보내 미군 당국의 반발을 샀던 아랍어 위성방송 알 자지라 홈페이지 등을 집중 공격한다.

해킹 전문가들은 웹페이지 공격의 40%는 아랍계 해커에 의해, 또다른 40%는 전통적으로 ‘미 제국주의’에 반대하는 브라질 해커들이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라크전쟁으로 감정이 격앙돼 일부 보안전문가들이 해킹에 합류하는 등 새로운 해커들이 많이 등장한 것으로 분석됐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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