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3년 1월 27일 18시 24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27일 코스닥증권시장에서 안철수연구소 하우리 시큐어소프트 인젠 퓨처시스템 등 보안주는 물론 장미디어 싸이버텍홀딩스 등 ‘유사 보안주’까지 동반 상한가를 기록했다.
반면 인터파크 CJ홈쇼핑 LG홈쇼핑 등 전자상거래주와 다음 NHN 네오위즈 옥션 등 인터넷포털주의 주가는 일제히 내림세를 보였다.
| 인터넷 대란 관련 수혜주 | |
| 성격 | 종목 |
| 보안컨설팅 및 정보보호 | 시큐어소프트, 인젠, 에이쓰리시큐리티컨설팅 |
| 서버 백신업체 | 안철수연구소, 하우리 |
| 방화벽업체 | 어울림정보기술, 시큐어소프트 |
| 침입 탐지 및 방지 시스템 | 인젠, 윈스테크넷 |
| 전자서명 및 공인인증 | 소프트포럼, 이니텍 |
| VPN | 퓨처시스템 |
| 윈스테크넷과 에이쓰리시큐리티컨설팅은 비등록업체 자료:삼성증권,굿모닝신한증권,동양종금증권 | |
그러나 증시전문가들은 이 같은 주가 움직임이 ‘카드 위조사건 관련주 급등’처럼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며 관련 종목들의 매매에 신중을 기할 것을 권고했다.
▽똑 떨어지는 수혜주는 없다〓이날 보안주의 주가 움직임은 펀더멘털과 관계없이 투자자 심리의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이번 사고로 정보 보안의 중요성이 부각된 점은 장기적으로 관련 종목들에 긍정적인 재료이지만 실적 및 영업환경면에서 직접 혜택을 입는 종목은 사실상 없다는 것이 애널리스트들의 판단이다.
메리츠증권 성종화 애널리스트는 “이번 사고가 장기적으로 정보 보안 수요를 늘릴 것으로 기대되나 안철수연구소와 하우리를 제외하고 직접적인 매출 혜택을 본 업체는 없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박재석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코드레드 바이러스가 국내 3만4000대의 서버에 피해를 주었지만 국내 백신 제조업체들의 매출은 늘지 않았다”면서 “안철수연구소와 하우리의 수혜 여부도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MS)사나 안철수연구소가 치료 프로그램을 무료로 배포하고 있어 관련 업체들에 대한 매출 유발 효과는 거의 없다”면서 “이번 사고의 약발은 2, 3일이면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
▽전자상거래 포털주, 심리적인 영향 크다〓교보증권 박종렬 애널리스트는 “전자상거래업체들의 주말 매출액이 반토막 나면서 선두권 업체들은 1억∼7억원의 매출 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이 정도의 손실은 분기 실적에 이렇다 할 영향을 주지 않는 수준이라는 평가다.
다만 “지금까지 인터넷 쇼핑과 관련한 문제는 배송 지연, 제품 하자, 과장 광고 등 쇼핑몰 운영과 관련된 것이 대부분이었으나 이번 사고는 인프라 자체에 관한 것이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면서 심리적으로 개운치 않은 영향을 남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이날 전자상거래주나 포털주의 주가 약세는 인터넷 대란의 여파라기보다는 최근 주가 급등에 뒤이은 조정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보안주, 손 대기에는 너무 뜨겁다〓27일 현재 ‘보안주를 사라’고 추천하는 애널리스트는 한 명도 없다. 굿모닝신한증권 오재원 애널리스트는 보안주 가운데 유일한 분석 대상 종목인 안철수연구소에 대한 리포트를 “수출이 잘 되거나 정부가 정보 보안 관련 예산을 늘려 잡지 않는 한 쓰지 않겠다”고 말했다. 시가총액은 크지만 지금으로선 주가를 움직일 만한 모멘텀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박재석 애널리스트는 “안철수연구소의 올해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10%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이를 감안해도 지금 주가는 너무 높다”고 말했다. 17일 종가 기준으로 안철수연구소의 올해 예상 주가수익률(PER)은 31배로 코스닥시장 전체 8.8배는 물론 미국의 동종업체인 시만텍(16배) 네트워크어소시에이츠(28배)보다 훨씬 높다는 것.
그는 “한국 정보보안 시장은 좁은데 경쟁업체들이 난립해 있다”며 “해외시장을 개척하거나 컨셉트를 바꾸지 않는다면 주가를 한 단계 더 오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