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 앞둔 거대 블랙홀 발견

  • 입력 2002년 11월 24일 17시 37분


왼쪽은 허블우주망원경을 통해 가시광선으로 본 NGC 6240 은하이고, 오른쪽은 찬드라 X-선망원경으로 본 것이다. 오른쪽 사진의 가운데 부분에 두 개의 블랙홀이 선명하게 보인다. - 사진제공 나사
왼쪽은 허블우주망원경을 통해 가시광선으로 본 NGC 6240 은하이고, 오른쪽은 찬드라 X-선망원경으로 본 것이다. 오른쪽 사진의 가운데 부분에 두 개의 블랙홀이 선명하게 보인다. - 사진제공 나사

사상 처음으로 하나의 은하 내에서 두 개의 거대한 블랙홀이 발견됐다. 두 블랙홀은 앞으로 수억 년 안에 하나의 거대한 블랙홀로 합쳐지면서 어마어마한 중력파를 발산해 우주의 시공간 구조를 휘게 할 것으로 예측된다.

두 개의 블랙홀은 지구로부터 4억 광년 떨어진 NGC6240라는 밝고 활동성 높은 은하의 중심부에서 발견됐다. 이 은하는 두 개의 은하가 충돌해 하나로 합병되는 과정을 겪고 있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의 천문학자인 슈테파니 코모사와 귄터 하징어 박사는 우리 은하와 비슷한 크기인 이 은하의 중심부에서 태양 질량의 수억 배에 달하는 거대한 블랙홀 두 개를 나사의 찬드라 X선 망원경으로 포착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강력한 X선을 방출하는 두 개의 블랙홀은 3000광년 거리를 두고 시속 3만5000㎞로 서로를 중심으로 회전하면서 가까워지고 있으며 갈수록 회전 속도가 빨라져 시속 10억㎞의 엄청난 속도로 충돌할 것으로 예측됐다.

두 천문학자는 이 때 엄청난 중력파와 방사선이 방출돼 우주는 마치 조용한 연못에 돌을 던진 것처럼 겉잡을 수 없는 파장이 일면서 우주의 공간 구조가 휘게 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블랙홀은 별이 죽으면서 초신성으로 폭발할 때 만들어지는 태양 질량 3.5∼15배의 보통 블랙홀과 모든 은하의 중심부에 있는 거대 블랙홀 두 가지가 있다.

태양이 속한 우리은하도 40억 년 뒤 안드로메다 은하와 충돌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 이 때 두 은하 중심의 거대 블랙홀이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한 천문학자는 “우리의 미래를 미리 보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신동호 동아사이언스기자

dongh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