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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0월 27일 17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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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심분리기는 여러 물질들이 섞여 있을 때 각 물질의 비중 차이를 이용해 분리하는 장치다. 물이 담긴 물통을 빙빙 돌리면 물은 한쪽으로 몰린다. 여러 물질이 있을 경우 무거운 물질이 더 원심력을 받기 때문에 분리해 낼 수 있다.
핵폭탄에 쓰이는 원심분리기도 마찬가지다. 우라늄 광석에는 핵폭탄에 쓰이는 우라늄235가 약 0.7% 들어 있다. 나머지는 우라늄238로 더 무겁다. 먼저 우라늄 광석을 기체로 만든 뒤 원통에 넣는다. 회전날개를 1분당 5만∼7만회 돌리면 우라늄238이 한쪽으로 모인다. 이 과정을 단계별로 35번 정도 반복하면 우라늄235가 90%이상 모인 고농축 우라늄을 만들 수 있다.
생활 속에도 원심분리기를 이용해 만든 제품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우유다. 우유를 만들 때 소에서 짜낸 원유에서 지방을 제거한다. 이때 원심분리기를 이용한다. 원유를 빙빙 돌리면 지방이 가벼워 위로 뜬다. 이것이 ‘탈지 과정’이다. 우유를 만들 때는 일부러 약간의 지방을 남겨 놓는다. 지방이 들어가야 고소하기 때문이다. 지방이 2% 이하인 저지방 우유가 싱거운 것은 이 때문이다. 요즘 외국에서는 지방 성분을 4.2%로 높인 고지방 우유도 나오고 있다. 다 원심분리기를 조절해 만든다. 식용유, 콩기름, 각종 음료 등을 만들 때도 원심분리기를 쓴다.
사람이 수혈한 피도 원심분리기를 거쳐 저장된다. 피를 원심 분리하면 적혈구, 백혈구와 혈소판이 들어 있는 혈장으로 나눠진다. 적혈구와 백혈구 부분은 빈혈 환자를 위한 약으로 쓰인다. 혈장을 다시 혈소판과 순수 혈장으로 분리할 수 있다. 혈소판은 피를 잘 흘리는 환자에게, 혈장은 간이 나쁘거나 혈우병 환자를 위한 약으로 쓰인다.
큰 배 안에도 원심분리기가 있다. 배의 엔진을 오래 돌리면 윤활유에 쇠 부스러기가 많이 생긴다. 오래 항해를 하는 배는 윤활유를 정기적으로 배에 설치된 원심분리기에 넣어 쇠 부스러기를 제거한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기자 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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