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탯줄혈액 '제대혈' 보관 붐

  • 입력 2002년 9월 1일 17시 45분


태아의 제대혈(臍帶血·탯줄혈액)을 장기냉동 보관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는 자녀나 가족이 훗날 백혈병 소아암 등 질병에 걸렸을 때 제대혈을 활용해 치료하기 위한 것이다.

제대혈 속에는 적혈구 백혈구 등을 만들 수 있는 조혈모세포와 각종 면역기능을 하는 임파구를 만들 수 있는 줄기세포가 성인 골수에 비해 10배나 많다.

‘제대혈 장기냉동 보관’은 제대혈에서 종이컵 5분의 1정도의 양(25㏄)의 조혈모세포만 따로 분리한 뒤 섭씨 영하 196도의 액화질소탱크에 냉동해 10∼15년 보관하는 것. 비용은 77만∼150만원 정도.

현재 국내에서 제대혈을 보관하고 있는 사람은 1만여명 정도. 관련 사업체는 메디포스트, 히스토스템, 라이프코드 등 3개로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이들 회사는 전국 산부인과 전문병원과 채취 협력 계약을 하고 제대혈 채취를 하고 있다.

현재 냉동 제대혈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는 조혈모세포를 이용한 소아의 백혈병이나 재생불량성 빈혈 등 혈액 관련 질환 치료와 각종 면역결핍 질환 등이다.

제약도 있다.

가톨릭대 의대 의과학연구원 오일환 교수(세포유전자치료연구소 소장)는 “제대 혈속에는 각종 줄기세포수가 충분하지 않아 15세 이하 환자에게만 제한돼 사용되고 있다”며 “조혈모세포는 환자에게 투입되더라도 골수에 꽈리를 트는 생착이 지연돼 즉각적 효과를 보는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메디포스트의 양윤선 대표(임상병리학 전문의)는 “조혈모세포를 이용한 이식은 혈액관련 질환 외에도 최근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인 류머티스 관절염, 전신성홍반성낭창 등으로 치료범위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계적으로 조혈모세포를 체외에서 증식시킨 후 대량의 세포를 이식하는 방안이 연구되고 있는데 이것이 가능해지면 활용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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