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인터넷 세무서비스 ‘홈택스’ 업체가입 강요 물의

  • 입력 2002년 6월 30일 18시 52분


국세청이 인터넷으로 민원서류를 발급 받거나 세금을 내는 ‘홈 택스 서비스’를 실시하면서 강제로 가입 신청을 받아 원성(怨聲)을 사고 있다.

30일 기업 세무담당자와 세무사들에 따르면 국세청은 최근 홈 택스 서비스 가입자를 크게 늘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세무사사무소 등을 통해 기업들의 가입을 권장하도록 일선 세무서에 지시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세무서 직원들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업 등에 반강제적으로 가입신청서를 내도록 해 물의를 빚고 있는 것.

A사의 세무담당자는 “홈 택스 서비스의 보안성을 아직 확신할 수 없고 현재의 전산화 수준으로도 큰 불편이 없어 가입 의사가 없다”면서 “그런데도 관할 세무서가 ‘사용하지 않아도 좋으니 지사별로 일괄 가입하라’고 요구해 난감하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세무서는 세무담당자가 아닌 일반부서 직원이나 가족들까지 가입하도록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사의 한 직원은 “세무담당 직원이 신청서를 쓰라고 해 홈 택스 서비스가 뭔지도 모르면서 신청서를 썼다”고 털어놨다.

가입 신청을 하기 위해서는 직접 세무서를 방문해야 하므로 기업들은 업무에 적지 않은 방해를 받고 있다.

물론 거부한다 해서 제도적인 불이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업과 세무서의 관계를 감안할 때 ‘감히’ 뿌리치기 어렵다고 기업체 세무담당자들은 입을 모은다.

이 같은 원성에 대해 김덕중(金悳中) 국세청 정보개발2담당관은 “일선 세무서에 목표를 할당한 사실은 없다”면서 “무리하게 가입 신청을 받지 않도록 일선 세무서에 지침을 내리겠다”고 해명했다.

천광암기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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