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MSN도 인터넷서비스 유료화 추진

  • 입력 2002년 4월 18일 18시 06분


야후와 MSN 등 대형 인터넷 포털업체들이 잇따라 서비스 유료화를 선언하는 등 ‘인터넷〓공짜’라는 등식이 사라지고 있다. 인터넷 광고만으로 이익을 내는 것이 어려워지면서 새로운 수익모델 창출에 부심해 온 인터넷 관련업체들이 서비스 유료화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

많은 인터넷 사용자는 이 같은 유료화 움직임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으나 인터넷 유료화는 피할 수 없는 대세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공짜 인터넷시대 막 내리나〓전 세계 2억3000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야후는 24일부터 e메일 서비스 일부에 대해 요금을 부과한다. 별도의 e메일프로그램을 통해 야후의 e메일을 이용하는 경우 연간 29.99달러(약 4만원)의 요금을 내야한다. 야후는 6차례 연속 분기별 적자를 기록해 유료화 외엔 대안이 없다고 판단했다.

MSN은 ‘핫메일 프리미엄 서비스’에 이어 온라인결제시스템 등 기타 서비스에 대해서도 유료화를 추진하고 있다. MSN은 온라인결제시스템의 경우 표준서비스(6개월 무료 이용 뒤 월 2.95달러 부과)와 프리미엄서비스(3개월 무료 이용 뒤 월 5.95달러 부과)로 나누어 요금을 부과할 계획이다.

언론사 웹사이트의 유료화도 확산되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와 더타임스도 연 59달러를 부과하고 있는 월스트리트저널의 선례를 좇아 최근 인터넷판 유료화를 선언했다. ABC와 폭스뉴스 CNN 등 방송에서도 일부 서비스를 유료화했다.

▽유료화 전망과 소비자 반응〓인터넷 광고가 줄어들면서 유료화 움직임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야후의 경우 배너광고 단가로 2년 전에는 1000번 접속횟수에 15∼20달러를 받았으나 지금은 2∼4달러밖에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 웹사이트의 광고수입은 2000년보다 15%나 떨어진 25억달러에 불과했다. 이 같은 하락폭은 인쇄나 방송매체보다 더 크다.

반면 유료화를 시도한 인터넷 기업 중 성공사례가 하나 둘 나타나고 있다. 소비자정보잡지 컨슈머리포츠의 경우 일부 온라인 서비스를 유료화해 단숨에 80만명의 유료회원을 확보했다. 클래스메이츠닷컴(classmates.com)의 경우 고교동창들을 연결시켜주는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연간 36달러의 가입료를 부과하지만 회원수가 200만명에 이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터넷마케팅 리서치 업체인 주피터 미디어 메트릭스의 경우 올해 14억달러(약 1조8000억원) 수준인 인터넷 유료서비스 총수입 규모가 2006년 58억달러(약 7조5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반응은 차갑다. 주피터 조사에서 인터넷 사용자의 70%가 인터넷 콘텐츠 유료화에 찬성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인터넷 잡지 슬레이트는 이 때문에 두 차례나 유료화에 실패했다. 상당수 기업은 무료콘텐츠로 회원을 확보한 뒤 특화된 서비스에 요금을 부과하는 단계적 전략을 쓰고 있다. 도널드 그레이엄 워싱턴포스트 사장은 “당분간 인터넷 서비스의 유료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업계관계자들은 인터넷 유료화는 피할 수 없는 대세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쏟아지는 인터넷 광고가 짜증스럽다면 소비자들은 결국 유료화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I Think▼

인터넷의 유료화 추세는 인터넷기업들도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당연한 흐름이다.

지금까지 인터넷기업들의 주수입원은 인터넷 광고였다. 그러나 정작 수익을 낸 기업은 극소수 기업뿐이었다. 결국 생존을 모색하는 인터넷기업들이 새로운 수익모델로써 인터넷콘텐츠나 서비스에 대한 유료화를 추진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공짜’라는 인식이 팽배한 상황에서 콘텐츠의 유료화를 선도하는 기업은 회원 감소라는 치명적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최근 한 국내 포털사이트가 주요 콘텐츠의 유료화를 시도하자 회원 60만여명 중 58만명이 떨어져나갔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필요한 콘텐츠에만 돈을 지불한다는 점이다.

속도는 다르겠지만 인터넷의 유료화는 한국에서도 거스를 수 없는 추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SBSi와 iMBC 등이 과거 방영프로그램이나 박찬호의 야구경기 중계 등을 유료화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흐름을 보여준다.

이용자들도 인터넷은 무조건 공짜라는 의식에서 탈피해야 한다. 인터넷기업들이 제공하는 콘텐츠와 서비스에 대한 비용을 회수하지 못한다면 인터넷에는 결국 고급정보는 사라지고정보쓰레기만 가득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강미은 교수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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