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은 병원균과 어떻게 싸우나…경상대팀 신방어체계 규명

  • 입력 2002년 3월 27일 18시 31분


병원균에 대한 식물의 새로운 방어 체계가 국내 과학자에 의해 밝혀졌다.

경상대 김민철 박사와 조무제(趙武濟·응용생명과학부·BK21사업단) 교수는 몸속으로 침입한 곰팡이와 세균 등에 대해 식물이 자신의 몸을 보호하는 새로운 방어체계를 규명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연구는 과학학술지 ‘네이처’ 최근호에 발표됐다.

조 교수는 “식물 세포막에 있는 ‘MLO’ 단백질이 병원균을 감지하면 식물의 몸 안에서 병원균을 죽이는 ‘행동대장’ 단백질이 만들어진다”며 “MLO 단백질이 어떻게 병원균 침입 신호를 다른 곳으로 전달하는지 그동안 수수께끼였으나 이번에 ‘칼모듈린’이라고 하는 단백질이 신호를 전달한다는 것을 알아냈다”고 설명했다.

병원균 침입을 알려주는 단백질은 흰가루병 등 곰팡이가 일으키는 질병과 주로 관련돼 있어 앞으로 곰팡이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이 단백질은 벼, 보리, 밀, 옥수수 등 사람이 주로 기르는 작물에서 많이 발견됐다.

조 교수는 “식물의 방어체계를 정확히 규명하면 앞으로 한가지 유전자만 조작해도 다양한 병에 두루 강한 식물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기자 drea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