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노화단백질 기능억제땐 항암치료 효과 두배증가

  • 입력 2001년 12월 20일 18시 51분


세포의 노화와 죽음에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의 기능을 억제하면 방사선이나 항암제 치료의 효과가 획기적으로 증가한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자에 의해 밝혀졌다.

원자력병원 분자종양학연구실 이기호(李起虎·42) 박사는 20일 ‘텔로머라아제’란 효소 단백질의 기능을 억제했을 때 쥐의 암세포에 대한 방사선 치료 효과가 두 배 가량 증가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발표했다.

텔로머라아제는 염색체 말단에 있는 ‘텔로미어(telomere)’를 합성하는 단백질. 정상세포에서는 텔로머라아제가 활성화되지 않아 세포가 노화될수록 텔로미어의 길이가 점점 짧아지는 반면 암세포에서는 약 85%에서 활성화돼 있어 암세포가 죽지 않고 계속 증식할 수 있다.

이 박사는 3월에는 미국 하버드대학의 드핀호 박사와 함께 텔로머라아제의 기능을 억제하면 항암제 사용량을 1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 연구결과를 세계적인 과학학술지인 ‘미국 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같은 방법이 방사선 치료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밝혀낸 것. 이 박사는 “현재 여러 해외 제약사들이 텔로머라아제 억제 물질을 개발하는 중”이라면서 “텔로머라아제 억제 물질을 항암치료에 적용하면 방사선과 항암제의 용량을 줄이면서도 같은 치료효과를 얻을 수 있어 항암치료의 부작용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완동아사이언스기자>pus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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