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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0월 4일 1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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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해군대학원의 브루스 디나르도 교수는 “작은 거품이 큰 배를 침몰시킬 수도 있다”고 미국 물리학회지 최근호에서 주장했다.
디나르도 교수는 “물 속에 너무 많은 거품이 생기면 물의 밀도가 낮아지기 때문에 물 위에 떠 있던 물체가 갑자기 가라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거품 때문에 배의 부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가라앉는다는 것.
실제로 거품이 많이 생기는 버뮤다 삼각지대 등 바다 여러 곳에서 갑자기 실종된 배들이 바로 거품 때문에 사라졌을지도 모른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연구팀은 먼저 4ℓ의 커다란 물통 안에 물을 채운 뒤 쇠로 된 모형 배를 띄웠다. 배는 물 위에 간신히 떠 있을 정도의 무게였다. 연구팀이 물 속에 공기를 불어넣어 거품을 만들자 배는 곧 가라앉았다.
거품은 실제 바다에서는 반대의 작용을 하기도 한다. 거품이 밑에서 위로 올라가면서 주위의 물도 함께 올라가고, 이 힘이 배를 띄우도록 도와준다.
그러나 디나르도 교수는 “바다에서는 올라가는 물 주위에 아래로 내려가는 물의 흐름이 생긴다”며 “배가 내려가는 물 쪽으로 약간만 기울어지면 거품 효과와 합쳐져 오히려 더 쉽게 가라앉을 수 있다”고 밝혔다.
거품의 이러한 성질은 무기로도 사용될 수 있다. 해군대학원의 마이클 스툼버그 박사는 “적 군함 밑에 거품을 대량으로 만들어 군함을 침몰시키는 ‘거품 폭탄’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상연동아사이언스기자>dre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