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0년 12월 6일 18시 53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4일자 영국의 과학잡지 ‘네이처’는 미국 듀크대 동물행동학자 스티븐 노위키 교수가 스웨덴에서 휘파람새의 노래와 깃털 길이, 몸무게 등을 조사한 결과를 런던 왕립학회 회보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암컷 휘파람새는 레퍼토리가 다양한 수컷을 좋아한다.
노위키 교수는 “새는 태어나자마자 둥지에서 아버지로부터 노래를 배우게 된다”며 “이는 노래를 잘 하는 수컷이 어렸을 때 영양을 잘 공급받고 잘 길러졌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 실제로 레퍼토리가 다양한 수컷이 깃털도 길고, 몸집도 컸다.
그렇다면 암컷 휘파람새가 ‘음치’ 수컷을 만나면 어떻게 생각을 할까. 레퍼토리가 적은 것은 일반적으로 뇌 발달이 잘 안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연구팀은 생각한다.
노위키 교수는 “수컷의 노래 배우기 결과를 평가함으로써 암컷은 상대가 먹이는 제대로 장만할 수 있는지, 천적을 피하고 가족의 영역을 지켜낼 수 있는지를 판단한다”며 “잘 양육된 수컷이 커서도 좋은 아버지가 된다는 것을 암컷은 잘 알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신동호 동아사이언스기자>do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