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녹화 PVR로 세대교체…VTR보다 화질 선명해

  • 입력 2000년 12월 3일 18시 57분


《PVR(Personal Video Recorder)의 등장으로 영상녹화의 ‘맹주’였던 VTR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디지털방송이 조만간 시작되고 인터넷방송이 대중화하면서 디지털 다기능디스크(DVD)이상의 고화질녹화재생이 가능한 PVR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사전문기관인 IDC에 따르면 PVR는 올해 미국과 일본등에서 1100만대가 출하되었으며 2004년에는 8900만대가 팔릴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서울 광진구 구의동에 사는 주부 이주희씨(34)는 장롱 서랍속에 넣어둔 비디오카세트레코더( VTR)의 사용설명서를 꺼내들었다. 며칠 친정에 가있는 동안 TV 연속극을 예약 녹화하기 위해서다. 리모컨으로 예약날짜와 채널, 방송시간을 입력하면서 30여분 씨름했지만 결국 예약녹화를 포기하고 말았다. VTR를 산 뒤 한번도 예약녹화에 성공한 적이 없었던 이씨는 이날도 실패를 하고 말았다.

12월 일본 도쿄. 재일교포인 윤형중씨(39)는 집안의 VTR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새로 장만한 개인용비디오레코더(PVR) 때문이다. PVR는 테이프를 사용하지 않는 디지털비디오. TV나 위성방송을 하드디스크에 녹화했다가 원할 때 몇 번이고 감상할 수 있다.

필요하지 않으면 녹화된 내용을 지울 수도 있다. 테이프를 도난당할 염려가 없으므로 탤런트나 가수처럼 사생활이 노출될 위험도 없다.

화면으로 방송스케줄표를 보면서 원터치 방식으로 프로그램 녹화를 지정할 수 있어 예약녹화도 간단하다.PVR의 등장으로 영상녹화의 ‘맹주’였던 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국내에서도 디지털방송이 조만간 시작되고 인터넷 방송이 대중화하면서 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이상의 고화질 녹화 재생이 가능한 PVR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조사전문기관인 IDC에 따르면 PVR는 올해 미국과 일본 등에서 1100만대가 출하되었으며 2004년에는 8900만대가 팔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PVR의 작동원리〓테이프가 아닌 하드디스크로 정보를 기록, 재생한다. PC와 같은 파일재생 방식. PVR의 외형은 기존의 VTR나 DVD플레이어와 비슷하다. 내부는 재생을 위한 중앙처리장치(CPU)와 함께 운영체제(OS)와 재생소프트웨어 등을 담은 메모리칩(ROM), 대용량 하드디스크가 들어있다. 모든 PVR는 전화선과 연결돼 최신 방송스케줄을 수시로 전송받아 예약녹화에 활용할 수 있다.

▽PVR로 할 수 있는 일〓공중파TV,케이블, 위성 등의 방송을 디지털로 녹화할 수 있다. 다양한 부가기능 덕분에 복잡한 예약녹화 절차가 쉬워진다. 일반적인 예약녹화는 화면상에서 방송목록을 선택하는 것이 전부.

특정 탤런트나 가수가 등장하는 모든 프로그램을 녹화하고 싶다면 그 이름만 입력하고 예약녹화 명령을 내리기만 하면 된다. 디지털 녹화의 장점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 방송을 보던 중 잠시 자리를 비워야할 때 이어보기 기능이 대표적인 사례. 일시정지 버튼을 눌러두면 다시 돌아온뒤 재생버튼만을 눌러 자리를 비우던 시점부터 이어볼 수 있다.

물론 빨리보기나 뒤로감기도 가능하다. 캠코더나 DVD등의 디지털영상을 녹화하고 PC와 연결해 편집작업을 수행할 수도 있다.

▽어떤 제품이 있나〓PVR분야에서는 일본과 미국이 단연 앞서고 있다. 미국에서는 리플레이TV와 티보(TiVO)사가 PVR 셋톱박스를 내놓았다. 제품가격은 300∼400달러 정도. 소니사가 출자한 티보의 셋톱박스를 이용하면 위성방송‘디렉TV’의 225개 채널에서 방송되는 영상을 35시간까지 녹화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디지털방송 실시 시기에 맞춰 PVR 셋톱박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위성인터넷 전문업체 미래온라인이 디지털비디오레코딩 기능을 내장한 셋톱박스 개발을 마치고 출시시기를 꼽고 있다.

<김태한기자>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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