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T-2000]열려라! 통신 르네상스…세상을 바꾼다

  • 입력 2000년 11월 15일 18시 57분


2005년11월. 미국 뉴욕에 출장간 박무선씨는 IMT―2000 단말기 벨소리에 눈을 떴다. 한국에서 부인이 한 전화. 단말기 폴더를 열자 밤새 서울 본사에서 보낸 제품의 샘플사진과 정보도 E메일로 도착해있다. 액정화면에 등장한 아내가 쇼핑센터에서 겨울 양복을 골랐는데 디자인과 색이 맘에 드는지 보아달라는 것. 화면으로 외관을 살피고 인터넷 상품정보로 가격과 재질까지 확인한 박씨는 맘에 든다고 말했다. 그리고 즉석에서 대금을 결제해주었다. 단말기 상에서 구매 단추를 누르고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게 결제절차의 전부. 내친김에 아이가 고른 전자애완견의 대금도 지불해주었다.

2㎓ 주파수대 휴대통신인 IMT―2000의 등장으로 21세기 생활에 최대의 혁명이 예고되고 있다.

실제로 2002년 상용화될 IMT―2000의 의미는 단순히 2M-속도의 고속무선데이터통신을 지원하는 새로운 휴대통신 서비스 차원을 뛰어넘는다. 정보통신 산업 전반의 활력소로 작용하면서 사회문화 전반에 걸쳐 급격한 변화의 물결이 닥쳐올 전망이다. 고정된 PC에서나 가능했던 초고속인터넷 통신이 휴대전화기를 통해 실현됨으로써 소비자 개개인에 대해서는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산업 및 사회전반에 대해서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예견된다.

소비자입장에서 볼 때 IMT―2000의 대중화는 전자상거래 및 정보서비스 분야에서 소비자 중심의 온라인 맞춤형 서비스를 꽃피울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휴대단말기로 인터넷 쇼핑몰의 동영상 정보를 검색하면서 제품 구입 및 결제를 바로 처리할 수 있어 쇼핑시간을 단축하고 인터넷쇼핑몰의 전성시대를 불러오게 된다. 또 각종 스포츠 생중계로부터 최신 영화나 인터넷방송에 이르기까지 휴대단말기를 통해 원하는 영상정보를 검색할 수 있게 됨으로써 주문형비디오(VOD)나 인터넷 멀티미디어 서비스도 활기를 띠게 된다.

달리는 차안에서 원하는 곳의 교통상황을 동영상으로 검색하거나 위치추적 기능을 통해 어린이와 노인의 위치를 바로바로 확인하는 것도 당장 실현가능한 서비스. 사무실에 앉아 주치의로부터 원격진료를 받고 처방전을 온라인 약국에 전송해 자신에게 필요한 약을 조제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IMT―2000은 또 인터넷의 확산을 촉진시켜 경제주체간의 실시간 대용량 통신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간 음성통화가 대부분이었던 종전의 휴대전화와 달리 개인 대 개인, 개인 대 기기, 기기 대 기기 등 다양한 양상의 통신이 대중화되는 것. 그 결과 직장 여행 쇼핑 오락 교육 의료 등 각 분야에서 일반인의 생활은 질적으로 크게 바뀐다. 인터넷 기업들의 수익성도 빠른 속도로 개선된다. ‘움직이는 인터넷 서비스’의 대중화에 힘입어 생활밀착형 인터넷 서비스가 만개해 다양한 수익사업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휴대전화 특유의 이동성에 인터넷이 결합됨으로써 이동중에 낭비되는 시간들이 ‘생산적인 시간’으로 바뀌는 점도 의미있는 대목이다.

지구촌 어디에 있든 통신이 두절되는 일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국제로밍 덕분에 해외 출장중에도 가정 및 사무실과 바로 화상전화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막이나 밀림, 외딴섬 등 지상파가 미치지 않는 곳에서는 인공위성이 중계해 멀티미디어 통신을 만끽할 수 있다.

기업조직 및 근무형태도 중대한 변화를 겪는다. IMT―2000을 활용한 가상사무실(Virtual Office)이나 모바일오피스(Mobile Office)가 일반화됨으로써 고용형태가 재택근무나 파트타임제, 자유시간근로제 등으로 다양해지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 멀티미디어 휴대통신의 대중화는 기업의 조직 및 경영시스템을 탄력적으로 만들어 업무 방식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판매 운송 택배 정보서비스 전자뱅킹 등의 분야에서는 엄청난 생산성 제고 효과와 함께 폭발적인 시장팽창이 뒤따르게 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IMT―2000의 등장은 무선콘텐츠 사업은 물론 개인휴대단말기(PDA), 미니노트북PC, 정보가전 등 정보기기 분야 산업 전반의 활황으로 이어져 국내 정보기술 산업의 세계무대로의 도약을 이끌 것”이라는 기대감을 부풀게 하고 있다.

<김태한기자>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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