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무료다운 사이트… 불법복제 온상인가?

  • 입력 2000년 10월 17일 18시 36분


사이버 상에서 모든 지식과 정보를 대가 없이 나누고 공유하자는 ‘정보 및 소프트웨어 공유 운동’. 이것이 우리나라에서는 일부 몰지각한 이들에 의해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

인터넷시대의 ‘못 가진 자’들 편에 서서 거대한 소프트웨어 회사들과 싸워나간다는 이 운동이 잘못 이용되고 있는 대표적 사례는 현재 성행하고 있는 와레즈(Warez)사이트. 와레즈란 ‘Where it is’를 발음 나는 대로 읽은 것으로 인터넷에서 정품 소프트웨어나 MP3파일 등을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게 해주는 사이트를 의미한다.

와레즈의 주인인 해커들이 수십만원짜리 정품 소프트웨어를 공짜로 다운받을 수 있도록 해놓았기 때문에 와레즈는 소프트웨어 회사들 입장에서는 불법 소프트웨어 복제의 온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네티즌들에게는 ‘나눔과 정보공유의 장’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런데 현재 수십∼수백 개로 추정되는 국내 와레즈 중 적지 않은 사이트가 ‘정보공유’라는 순수한 정신을 잃은 채 광고 유치로 돈벌이를 하고 있으며 심지어 불법 음란물 유통시장으로 전락하고 있다.

‘¤글’ 등 각종 인기 소프트웨어가 올라 있는 A와레즈에는 “요즘 제가 사정이 어렵습니다. 광고를 눌러 주셔야 더 좋은 자료를 올릴 수 있습니다”라는 호소와 함께 배너광고 클릭을 부탁하고 있다. 또 다른 B와레즈는 아예 광고를 클릭해야 접속이 가능하게 돼 있고 자료를 받을 때마다 또 광고를 눌러야 한다.

C와레즈는 아예 음란물 광고 전시장이다. 게시판은 ‘요즘 화제인 그 비디오를 전격 공개 합니다’ ‘야심한 밤에 ×××와…’ 등 음란물 광고 제목 수십 개로 채워져 있다. 또 “○○○이 나오는 음란CD 팝니다. 연락 주세요”라며 장사를 한다.

광고 없는 순수한 와레즈를 운영하고 있는 네티즌 장모씨는 “정보공유 운동이 이들로 인해 오염되는 것 같아 화가 난다”며 “네티즌 스스로 양식을 지켜 순수한 정보공유 정신을 훼손하는 행동을 자제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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