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소중한 꿈' 인터넷이 이뤄줍니다

  • 입력 2000년 10월 9일 19시 15분


서울 관악구 봉천 6동에 사는 신모 할머니(63)는 8월 4일 난데없이 선풍기 1대와 모시메리 한 벌을 선물로 받았다. 선물을 전한 사람은 김할머니가 4층 짜리 건물 주차장에서 살면서 폐휴지를 팔아 모은 돈으로 충북의 절에서 돌보고 있는 고아들을 써 왔다는 사실을 알고있었다. 아무도 몰래 해온 일을 어떻게 알았을까.

김 할머니의 선행을 지켜본 관악서 봉천6동 파출소 송병학 순경(28). 그는 ‘꿈을 이뤄주는 인터넷 사이트’ 드림잭팟(www.dreamjackpot.com)에 “김할머니에게 선풍기를 사드리자”는 꿈을 올렸고 이것이 당첨되면서 선물을 배달하게 된 것. 김할머니는 선물받은 선풍기를 또 고아들에게 전달했다.

네티즌들이 꿈을 등록한 후 투표를 통해 가장 호응을 많이 받은 ‘우승 꿈’을 매주 선발하는 사이트가 물을 연뒤 소박한 꿈이 현실로 이뤄지고 있다.

경북 안동에 사는 이모양(18·안동 S여고 3년)은 올해 들어 세학기째 등록금을 내지 못해 고민하다 드림잭팟에 꿈을 올려 9일 밀린 등록금을 받았다.

대구에 사는 중학교 3학년 최연주양(16)은 여름방학때 자원봉사를 갔던 보림사에서 장애아동들이 휠체어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꿈을 올렸고 충남 대전 한국과학기술대 3학년 유모씨(20·여)는 자궁암 말기로 투병중인 어머니의 치료비 200만원을 지원받았다. 한 시골학교 여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컴퓨터를 마련해주었고 광주 모사단 서동우병장(23)은 전역을 앞두고 후배 부대원들에게 드림잭팟을 통해 세탁기 1대를 선물했다. 98년 신정부 출범후 청와대비서관을 지내다 벤처사장으로 변신한 신봉호(申鳳浩·서울시립대교수)사장은 “실명으로 회원 등록을 받고 있지만 남의 꿈을 이뤄주는 것에 보람을 느끼는 네티즌들이 많아 회원이 6만여명에 이른다”고 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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