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업 분당이전 러시…새 '벤처밸리' 급부상

  • 입력 2000년 4월 16일 19시 29분


서울벤처밸리가 포화상태에 가까워지면서 정부통신(IT) 벤처기업들이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로 대이동을 시작했다.

분당신도시는 벤처열풍의 메카인 서울 강남에서 20분 거리인데다 건물 임대료와 땅값이 강남보다 훨씬 싸고 근무환경까지 쾌적하기 때문이다.

16일 성남시와 한국토지공사에 따르면 올들어 4월 현재까지 분당신도시 업무용 땅 15필지 1만8000㎡가 몽땅 정보통신관련 벤처기업에 팔렸다. 분당구 야탑역 근처엔 G&G텔레콤 두루넷 등이, 서현역 지역에 삼성전자 포스데이터 미래산업 KETI 대우통신 큐닉스컴퓨터 두산전자 한국통신기술 등이 몰려들고 있다. 또 초림역 부근에는 SK텔레콤 아시아벤처 터보테크 등이, 백궁역 근처엔 와이티씨텔레콤 LG연구소가 각각 입주했거나 입주준비 중이다.

분당이 새롭게 벤처타운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또 다른 이유는 한국통신 본사와 SK텔레콤연구소 등 이 분야 거대기업들이 입주해 벤처에 필수인 초고속통신망 등 기본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부분의 벤처기업들은 출퇴근 개념이 따로 없기 때문에 출퇴근 시간이 다소 늘어난다고 해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는 점도 분당 선호의 또 다른 이유가 되고 있다.

이들 벤처업체가 사들인 업무용지의 평균 땅값은 3.3㎡(약 1평)당 500만원 정도. 서울 강남대로변의 6000만∼1억원의 10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이다. 사무실 임대료도 강남대로변의 평당 400만∼500만원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칠 정도로 저렴하다.

분당 백궁역 근처에 지상 5층 규모의 사옥 및 인터넷방송 메인스튜디오를 짓고 있는 와이티씨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서울벤처밸리보다 초고속통신망 등 정보 통신기반시설이 더 잘 갖춰져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성남시가 전폭적인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도 벤처기업들이 유혹을 느끼는 또 다른 이유. 성남시는 최근 땅을 사들여 2003년까지 분당 백궁역 근처에 지상 26층 규모의 분당 벤처타운을, 2005년까지 야탑동 일원 1만1400평 부지에 지상 8층 규모의 분당테크노파크를 각각 건립해 이 지역을 새 시대 한국의 벤처밸리로 육성한다는 야심찬 계획이다.을 세우고 실천에 옮기고 있다.

<정영태기자>ytce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