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제암소로 식량증산 첫 시도…8년내 10만두 농가보급

  • 입력 2000년 3월 16일 19시 35분


세계 최초로 체세포 복제기술을 식량 증산에 활용하려는 프로젝트가 우리나라에서 시작됐다.

농촌진흥청은 17일 서울대 생물공학연구실(실장 황우석교수)과 함께 2008년까지 체세포복제를 이용한 우량암소 10만두를 생산, 농가에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또 각 도의 축산기술 전문인력 520명을 훈련해 지방자치단체들이 자율적으로 복제소를 생산하도록 할 계획이다.

내년 수입쇠고기 완전개방에 대비해 축산농가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축산업을 21세기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것.

세계 각국은 복제 가축을 연구실에서 실험적으로 생산하고 있지만 이를 식량증산과 축산업에 활용하기 위해 대량 생산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이를 위해 농촌진흥청은 축산기술연구소 산하에 ‘가축복제연구센터’를 설립하고 축산기술연구소 남원지소에는 ‘복제소 사육 전용목장’을 만들기로 했다. 17일 문을 여는 가축복제연구센터는 복제수정란 대량 생산과 보존 및 이식, 기술인력 양성 등을 맡게 된다. 연구센터가 생산한 복제소는 남원에서 사육돼 전국 농가에 보급될 예정이다.

아울러 각 도의 축산기술연구소 전문인력 40명과 민간 인공수정사, 수의사 등 520명을 재교육해 복제기술 인력을 대거 양성할 예정이다.

농림부는 이 계획에 2008년까지 233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체세포 복제에 이용할 우량암소는 축산기술연구소와 농가에서 보유한 우량 암소 중에서 선발하게 된다. 육질이 좋고 성장속도가 빠르며 병에도 강한 우량 암소는 정상적인 조건에서는 1000마리당 1마리 꼴로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농촌진흥청은 올해 안에 2500개의 복제수정란을 만들어 그중 250두(성공율 10%)의 복제소를 생산하고, 점차 수정란수와 성공율을 높여 2004년에는 9000두(수정란 3만개), 2006년에는 2만두(수정란 5만개)를 생산함으로써 2008년까지 모두 10만3000두를 생산할 계획이다.

황우석 교수는 “복제소가 대량 생산되면 축산농가의 수익은 지금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복제소는 지난해 2월 황교수팀이 생산한 ‘영롱이’를 최초로 현재까지 모두 약 60두가 탄생했다.

<신연수기자>ys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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