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부흥" 국내작가 한자리에…이영씨등 10여명 만나

  • 입력 2000년 2월 25일 19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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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SF(공상과학소설) 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SF를 하나의 독립된 문학장르로 세워보자는 취지다. SF 독자를 탄탄하게 확보하자는 뜻도 있다.

우주여행을 다룬 SF ‘신화의 끝’을 쓴 작가 이영씨를 비롯 10여명의 SF작가는 25일 저녁 서울 종로에서 모임을 갖고 ‘SF부흥방안’을 논의했다.

이 모임에는 김호진(인디케이터) 노승래(바이너리코드) 박상준(바이센티니얼맨) 장강명(클론프로젝트) 장귀연(섬) 정년철(헤태로) 이한음(신이되고 싶은 컴퓨터)씨 등이 참석했다. 국내의 유명 SF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례적.

이영씨는 “미국과 영국등은 20세기 중반 SF가 독립 장르로 자리잡았고 일본의 경우도 SF가 오래전 정착되었다”며 “이번 모임을 통해 왜 SF가 홀로서기를 하지 못했는지 진지하게 논의했고 발전방안도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번 모임은 친목차원을 넘어 공동창작 또는 연작 등 실질적인 ‘협력’을 통해 시너지효과를 추구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작품활동이 꾸준히 이어지도록 서로가 ‘격려’하는 분위기도 조성됐다.

국내의 SF 붐은 그동안 몇차례 있었다. SF작가들이 동호인 모임을 만드는 등 꾸준한 노력도 벌여왔다. 그러나 선진국에 비해서는 독자층이 여전히 빈약한게 사실.

일반 독자들도 국내 SF작품이 완성도와 창의력 측면에서 선진국에 떨어진다는 인식을 쉽게 떨치지 못했다. 이번 모임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측면이 뒤떨어지는 지 집중 토론했다.

출판계는 이번 SF작가 모임이 SF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 우선 최근 관심을 끌고있는 벤처기업이 전자공학과 유전공학 메카트로닉스 등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SF에 대한 일반의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기 때문. 또 작가들도 관련 분야를 전공하거나 나름대로 전문성을 갖춰나가고 있는 것도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박상준씨는 “SF작가들이 서로 관심을 갖고 비판적 지지를 보낸다면 시너지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모임을 통해 국내 SF문학이 한단계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수묵기자>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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