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쇼핑몰 보안의식 '0점'…'인증'방식 채택 2.5%뿐

  • 입력 2000년 2월 13일 19시 34분


국내 인터넷 쇼핑몰의 대부분이 정보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시스템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문제의 심각성이 ‘위험 수위’에 다다랐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최첨단의 정보 보호 인증체계와 시스템을 갖춘 야후 CNN 아마존 등 세계적 업체들도 해커들의 공격에 속수무책인 실정에서 국내 업체들은 고객의 정보를 보호해야 한다는 인식조차 미비하다는 것.

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정보보호센터(원장 이철수)는 지난해 10월부터 한 달간 200개 인터넷 쇼핑몰을 대상으로 정보 보호 실태에 대한 조사를 벌인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개인정보 보호에 가장 효과적인 ‘인증’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쇼핑몰은 2.5%인 5개에 불과했으며 정보 보호를 위한 조치가 아예 없는 쇼핑몰도 전체의 37.5%인 75개에 달했다. SET이나 SSL과 같은 암호프로토콜을 사용하는 경우는 전체의 30.5%인 61개였으며 대부분의 쇼핑몰(53.5%)은 개인정보에의 접근 제어 및 열람, 정정을 위해서 단순한 패스워드만을 사용하고 있다.

더구나 인터넷 쇼핑몰들은 회원 가입신청을 받을 때 물품 주문 및 배달에 필요한 개인정보 차원을 넘어 직업 직장 직책 주민등록번호 결혼여부 취미 특기 등 필요 이상의 정보를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개 이하의 개인정보를 수집한 곳은 조사 사이트의 45%였으며 6∼8개를 요구한 업체가 41%, 9개 이상의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곳도 13%에 달했다. 특히 개인정보를 수집, 이용하는 목적을 가입자에게 미리 알리는 경우는 11%(22개)에 불과했으며 97%는 개인정보의 보유기간 및 이용기간을 설명하지 않았고 개인정보 관리책임자의 성명과 연락처를 명시한 경우도 9개(5%)사이트뿐이었다.

정보보호센터는 쇼핑몰들이 수집한 개인정보를 이용해 개인 프로필을 만들 가능성이 있으며 이같은 개인 프로필이 사이버상에서 거래돼 다른 목적으로 이용될 위험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정보보호센터 관계자는 “개인정보 보호의 첫단계인 기본적인 고지의무조차 안 지키는 인터넷 쇼핑몰이 많다”며 “모든 인터넷 홈페이지에 개인정보의 취급 정책을 설명하는 안내문을 게시하고 각 사업자들은 개인정보 관리방침을 시급히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훈기자>dreamland@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