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인증 시장' 美 베리사인社 비상

  • 입력 2000년 1월 31일 20시 01분


‘베리사인(verisign)을 막아라.’

전세계 정보 인증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미국 베리사인이 최근 ㈜한국전자인증(대표 신홍식)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한국 시장에 대한 본격적인 공략에 나서자 정보통신부 국정원 등 정부가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정보인증이란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인터넷 쇼핑몰 등의 안전성과 사용자 정보 보호 등을 공인해 주는 업무. 베리사인은 암호에 관한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미국 RSA사의 자회사로 전세계 정보인증 시장의 90% 이상을 석권하고 있다.으며 회사 가치만 200억달러에 이르는 거대 기업이다.

인터넷 쇼핑몰 등을 해커의 침입으로부터 보호하고 사용자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고도의 수학적 지식이 기반이 된 암호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보인증 사업은 축적된 기술이 없으면 시장 진입 자체가 어렵다.

한국전자인증은 베리사인과의 업무 제휴를 통해서 기업과 전자상거래업체, 개인에게까지 정보인증서를 발부키로 하고 인증 서비스 신청을 받고 있다.

그러나 외국업체가 한국의 정보인증 사업 전반을 장악할 경우 인터넷상에서 흘러다니는 각종 정보가 고스란히 외국으로 넘어갈 위험성이 있고 인터넷 사업 전반에 대한 주도권을 외국업체에 빼앗길 수 있기 때문에 정부가 고심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자국의 암호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 대칭형 56비트, 비대칭형 512비트 이상의 암호는 수출 자체를 불허하고 있다.

현재 정부로부터 공인을 받아 정보인증 업무를 하고 있는 기관은 금융결제원과 한국증권전산㈜ 등 2곳이며 인터넷 쇼핑몰 등에 대한 인증업무를 담당할 한국정보인증㈜이 설립작업을 마치고 정부에 허가를 신청한 상태.

정부는 한국정보인증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 삼성 LG 한국통신 SK텔레콤 등 10개 대기업들로 하여금 한국정보인증㈜의 지분을 참여하도록 했으며 암호기술 개발을 위해서 올해 3개 대학 수학과를 선정, 1억5000만원의 연구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정통부 신용섭 정보보호과장은 “전자상거래의 핵심은 보안과 암호화”라며 “아직 기술력은 베리사인을 따라갈 수 없지만 인증을 비롯한 정보보호 산업을 육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이훈기자>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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