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 "인터넷도 우리가 주도"…대규모 투자 선언

  • 입력 2000년 1월 16일 20시 04분


국가 기간통신망 건설을 주도해온 한국통신이 올해 인터넷 비즈니스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선언했다.

이계철(李啓徹)한국통신사장은 “외부 스카우트와 사내인력을 발굴해 내년까지 인터넷 전문가 1만명을 양성하겠다”면서 “한통은 인터넷 비즈니스의 전 분야에서 ‘사이버월드 리더’로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밝혔다.

◆올해 1조800억 집중투자

한국통신은 이를 위해 올해 전체 투자의 40%에 달하는 1조800억원을 인터넷 분야에 집중 하기로 했다. 자본금 10억원짜리 벤처기업 1000여개를 설립할 수 있는 엄청난 액수.

이사장은 “한통은 인터넷 분야에 내년까지 대대적인 투자를 계속해 국내 최대의 인터넷·데이터통신회사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코끼리는 일으켜 세우기는 어렵지만 한 번 일어서면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는 게 이사장의 설명.

◆콘텐츠기업 발굴도 앞장

한통은 벤처기업을 일으키는 진원지로도 힘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해 한 해동안 한통이 잉태시킨 사내 벤처만 해도 17개. 앞으로도 계속 사내 벤처를 만들어 젊은 인력들에게 비전과 성공의 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다. 또 올해 1000억원을 투자해 유망 인터넷콘텐츠기업을 발굴할 계획. 관련업계에서는 ‘한통을 잡아야 성공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IBM NTT등과 다각 제휴

전략적 제휴도 최근 급류를 타고 있다. 한통은 자회사인 한통프리텔 한통하이텔 등 이른바 ‘한통패밀리’간에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한편 다른 벤처기업과도 다각적인 제휴에 나섰다. IBM과 공동으로 아시아 최대의 데이터센터를 설립하기로 최근 계약을 체결했으며 NTT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 굴지의 업체들과도 전략적 제휴를 체결할 계획이다. 인터넷 사업의 특성상 ‘시너지’만 있다면 과감한 투자나 제휴에 주저하지 않겠다는 게 이사장의 신념.

이사장은 “보이스(음성) 위주의 통신시대는 이제 쇠락하고 있다”며 “한통은 곧 데이터 중심의 통신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정액제 할인, 다량이용자 할인 등 선진국형 통신요금체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IMT2000 진출 채비 마쳐

한통은 한통패밀리와 함께 IMT2000사업에도 본격 진출할 예정. 그동안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호주 퀸즈대와 공동으로 동기 비동기식 기술을 모두 개발해 향후 어떤 기술이 표준으로 결정되어도 신속하게 상용화에 나설 채비를 끝마친 상태다. IMT2000사업본부를 만들어 지능화된 휴대전화에 맞는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할 방침이다. 한통은 올해 매출 10조5300억원에 순이익 5000억∼6000억원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사장은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천명한 ‘세계 10대 지식정보강국’의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초고속가입자망과 광전송 인프라 확충에 1조9000억원을 투자하겠다”며 올해 인터넷비즈니스의 빅뱅을 예고했다.

<김종래기자>jongr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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