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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월 6일 19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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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는 전자상거래의 핵심사업 부문.
쇼핑의 형태가 직접 매장에 나가 구매하는 것에서 ‘인터넷을 통한 구입→배달’로 급속히 바뀌는 것에 맞춰 택배산업 역시 21세기형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IMF의 불황 속에서도 택배산업은 눈부신 성장으로 매년 30∼60% 이상의 ‘질주’를 거듭하고 있다. 한진택배의 경우 인터넷 쇼핑몰 거래 관련 물량이 98년 120억원에서 작년엔 220억원으로 무려 83%나 늘었다.
이같은 택배업이 인터넷을 21세기 전략사업으로 육성하려는 대기업의 유망 신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과 정보통신 관련 업체, 외국업체까지 가세하면서 치열한 ‘택배전쟁’이 예고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 삼성 LG SK 4대 그룹이 모두 택배산업에 진출해 있거나 진출할 예정이다.
가장 앞선 곳은 현대그룹. 94년 설립된 현대물류(올들어 현대택배로 개명)는 한진택배 대한통운과 함께 ‘빅3’를 형성 중이다.
이 회사는 작년에 60%의 매출증가율을 기록, 현대 계열사 가운데 가장 큰 성장세를 보였다. 현대는 택배부문을 전략사업으로 설정, 올해 대대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인력도 100명을 새로 뽑을 예정.
작년부터 인터넷 사업에 집중투자하고 있는 삼성은 에버랜드를 통해 택배사업 진출을 준비 중이다. 기존의 식자재 배송서비스를 발판으로 택배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에버랜드는 보유 중인 100여대의 트럭을 활용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
LG는 데이콤을 통해 택배업을 시작한다. 전자상거래 쇼핑몰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데이콤은 관련 인력 스카우트에 공을 들이고 있다.
SK의 ‘택배주자’는 SK상사. 작년 6월 세계 최대 민간우편 및 통신 사무분야 체인업체인 미국 MBE사와 프랜차이즈 사업계약을 한 SK상사는 5년 내 전국에 200여개의 대리점을 확보한다는 매머드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제일제당은 작년에 종합물류 계열사인 CJ GLS를 통해 전국 네트워크를 가진 ‘택배나라’를 인수했다.
제일제당은 2004년까지 매년 500억원 이상을 투입해 350개의 거점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맞서 기득권을 지키려는 ‘수성전략’도 만만치 않다. 국내에서는 92년 가장 먼저 택배사업을 시작한 한진택배는 물류그룹으로서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인터넷 관련 물량 확보에 집중 투자할 계획.
택배전쟁이 벌어지면서 인력 확보 싸움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여 올해 정보통신업체의 인력이동 못지않게 택배 업계에서도 대대적인 ‘스카우트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