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 뉴라이프]인공지능

  • 입력 1999년 12월 19일 19시 23분


2199년. 스스로 진화하는 인공지능(AI)을 가진 컴퓨터가 인류를 멸망시키고 사이버 지구를 창조해 인간의 기억까지 지배한다. 살아남은 소수의 인간들은 현실과 가상세계를 넘나들며 컴퓨터에 맞서 처절한 싸움을 벌인다. 5월에 개봉된 영화 ‘매트릭스’가 그린 컴퓨터와 인간의 미래다.

▼키보드 마우스 퇴출▼

미국 MIT대 미디어실험실은 사용자의 얼굴 표정을 인식해 자동으로 작동하는 컴퓨터를 개발하고 있다. 2010년에 완성될 이 컴퓨터는 사용자의 키보드 이용 패턴을 통해 감정을 알아내기도 한다.

이 대학의 닐 거센펠드 교수는 최근 ‘생각하는 사물’이라는 저서에서 컴퓨터의 키보드와 마우스가 수년내에 사라질 것이라고 예견했다. 음성인식 기술의 발달로 손을 쓸 필요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사는 2001년부터 모든 새 컴퓨터에 초급 수준의 음성인식 기술이 내장될 것으로 내다봤다. 뿐만 아니다. 컴퓨터 소프트웨어가 번역과 통역을 대행하기 때문에 외국어를 몰라도 손쉽게 외국인과 전화하거나 온라인 채팅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질병치료-家事 대행▼

컴퓨터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저서 ‘21세기 호모 사피엔스’에서 “2020년쯤이면 개인용 컴퓨터(PC) 1대가 인간의 두뇌를 따라 잡을 것”이라며 “2029년에는 인공지능을 갖춘 로봇이 공장에서 물건을 만들고 인간의 질병을 치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컴퓨터 전문가 제임스 핸들러 박사도 지난달 CNN방송과의 대담에서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이 설거지 잔디깎기 요리 등 가사를 책임지는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고 말했다. 인공지능이 사람의 감정과 이성까지 갖추는 것이 인류에게 축복일 것인가. 과학자나 사회학자들은 법적 규제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유전공학의 발달로 인간복제의 우려가 대두되자 세계 각국이 이에 대한 규제책을 모색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97년 IBM의 슈퍼컴퓨터 ‘딥블루’는 러시아의 세계 체스 챔피언 게리 카스파로프를 굴복시켜 인류를 숨죽이게 만들었다. 최초의 컴퓨터 에니악이 탄생한지 51년만의 일이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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