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업계 부채비율 '200% 맞추기' 초비상

  • 입력 1999년 10월 29일 19시 47분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맞춰야 하는 연말을 앞두고 SK텔레콤을 제외한 나머지 이동통신 4개사에 초비상이 걸렸다.

막대한 초기투자비용과 경쟁적으로 지급해온 단말기 보조금으로 인해 부채비율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이통사들은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외자를 유치하는 등 분주하다.

특히 올8월 금융감독원이 그동안 의무가입기간에 맞춰 통상 18개월 정도로 나누어 비용으로 처리해온 단말기 보조금을 당기 비용으로 처리하도록 회계작성지침을 바꾼 뒤 문제는 심각해졌다. 각사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올 6월말 현재 부채비율은 한국통신프리텔 1363% 신세기통신 678% 한솔PCS 405%, LG텔레콤 226%.

그러나 금감원이 바꾼 지침에 따라 회계기준을 적용하면 한통프리텔의 부채비율은 6월말 현재 1만3617%, 신세기통신 2290%, 한솔PCS 1183%, LG텔레콤 490%에 이른다.

한통프리텔은 이에 따라 8월 3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5억달러 규모의 외자를 유치하기 위해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다. 특히 6월말 발행한 2000억원 상당의 전환사채도 12월 보통주로 전환할 계획.

5대그룹 계열사로 부채비율 200% 달성에 경쟁업체보다 심한 압박을 받고 있는 LG텔레콤도 12월 3000억원 상당의 유상증자를 실시할 예정. 한솔PCS도 1000억원 상당의 전환사채를 보통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이통사들의 경영상태가 급속히 악화한 것은 통신사업의 특성상 초기투자 비용이 큰데다 가입자 확보를 위해 지나친 보조금 ‘출혈 경쟁’을 벌여왔기 때문.

그러나 SK텔레콤은 이들 4개사와는 달리 느긋한 입장이다. SK측은 그동안 단말기 보조금을 금감원의 바뀐 회계기준에 맞게 당기 비용으로 처리해 왔으며 선발 사업자로서 초기투자비용을 이미 거의 회수한 상태.

SK텔레콤의 6월말 현재 부채비율은 116%이며 7월말 실시한 1500억원의 유상증자분을 포함하면 부채비율이 69.3%에 불과하다.

〈이 훈기자〉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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