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치료도 전문醫 체제"…서울대교수 3명 병원 개설

  • 입력 1999년 9월 5일 19시 42분


국내 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서울대에 ‘나무병원’이 설립됐다.

서울대 산림자원학과 이경준(李景俊)교수 등 농생대 교수 3명은 최근 기초 연구동인 81동 208호에 ‘수목(樹木)병원’을 열고 해충이나 영양부족으로 시들어가는 병든 나무 치유에 나섰다.

‘나무치료’는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상생활 속에 뿌리내리기 시작한 지 오래됐다. 미국산업연구소는 지난해 21세기 유망직종을 뽑으면서 베스트 5위 안에 ‘수목의(樹木醫)’를 포함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아직 걸음마단계. 6개의 사설수목병원이 운영되고 있으며 공공기관에서는 임업연구원에 이어 서울대가 두번째다. 수목의 역시 올해 수목보호기사 자격증 시험이 신설돼 2명의 공인 수목의가 처음으로 배출됐다.

나무백신 연구에 일가를 이룬 나용준(羅瑢俊)교수가 나무의 내과적 진료를 맡고 우건석(禹建錫)교수가 해충에 의한 질병치유를 책임지며 이경준교수는 공해나 영양부족 등에 대한 ‘생리치료’를 맡는다.

‘대상환자’는 공원이나 도로의 가로수는 물론 일반 가정의 관상수까지 포함되며 전화상담과 출장진료가 함께 이뤄진다.

서울대 수목병원은 우선 서울시내 대추나무 가지가 빗자루처럼 뻗어나면서 3년 안에 말라 죽는 빗자루병 확산을 막기 위해 관악구 새마을운동협의회와 공동으로 무료 항생제주사 보급에 나서기로 했다. 02―880―8994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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