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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4월 10일 0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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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회장은 이날 박세용(朴世勇)그룹 구조조정본부장과 함께 이위원장을 비공개 면담한 자리에서 “22일로 예정된 청와대 정재계 간담회 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고 약속했다. 재계 관계자들은 이와 관련해 LG반도체 인수가격 협상에서 현대측이 당초 주장했던 1조2천억원보다 훨씬 많은 액수를 LG측에 제시해 빅딜논의가 급류를 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정회장 등은 또 현대자동차 현대산업개발 고려산업개발의 계열분리 등 그룹 구조조정 계획을 예정대로 성실히 이행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현대는 올 초 자동차 건설 전자 중화학 금융 및 서비스 등 5대 핵심업종을 뺀 나머지 계열사를 매각하고 외자유치와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발표했었다. 자동차 등은 이르면 2000년까지 계열에서 완전히 분리하겠다는 것.
이위원장은 이에 대해 반도체빅딜 협상 및 그룹 구조조정에 현대가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정회장 등은 중공업과 상선의 현대전자 주식매입에 대해서는 “그룹 지분관리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빅딜을 유리하게 이끌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정회장이 부랴부랴 이위원장을 찾아간 것은 현대전자 주가조작혐의 발표와 강원은행 주가감시 등 최근 잇따르는 금감위의 ‘현대 길들이기’에 백기(白旗)를 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