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정보화 평가]청와대 『평가자료 정책 반영』

  • 입력 1998년 11월 6일 19시 30분


동아일보의 정부 정보화 평가 결과가 공표되자 각 부처에선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좋은 점수를 얻은 부처는 환호한 반면 기대 이하의 성적이 나온 부처는 장관 이하 간부들이 부내 정보화의 문제점을 점검하느라 분주한 분위기.

청와대도 동아일보 평가에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정책기획수석실 정국환(鄭國煥)비서관은 6일 본사를 찾아와 평가에 대한 자세한 내용과 평가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동아일보 평가에 나타난 정부 정보화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을 보고서로 제출받아 앞으로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정보화랭킹 1위를 차지한 정보통신부 직원들은 “정보화 추진 주무부처로서 체면을 살렸다”며 안도하는 분위기. 장관 순위에서도 배순훈(裵洵勳)장관이 2위를 차지하자 “우리가 모든 부문에서 1위를 독차지하면 다른 부서가 재미없지 않으냐”는 여유있는 태도. 그러나 정통부 관계자는 홈페이지부문에서 1위를 놓친 것에 자극받은 듯 보완작업에 착수.

○…‘정보화장관 MVP’를 배출한 농림부는 “농업 정보화에 대한 김성훈(金成勳)장관의 정책 의지를 감안할 때 100% 고개가 끄덕여지는 탁월한 결과”라며 환호성. 농림부 직원들은 정부부처 평가에서 정보통신부에 이어 2위에 오른데 대해 “주무부처를 빼면 1위를 한 것”이라며 창부(創部) 이래 최대 경사라고 자축.

○…장관 정보화 랭킹 2위에 오른 환경부는 종합평가에서 상위를 차지한 것은 최재욱(崔在旭)환경부장관의 공이 크다며 고무된 모습.

이성한(李盛漢)환경부 정보화담당관은 “동아일보가 정부부처 정보화 랭킹사업을 해마다 실시한다면 일종의 ‘정보화 국감(國監)’이 될 것”이라며 “내년에 더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외교통상부는 동아일보의 정보화평가에서 3위를 기록하자 “3등전략이 적중했다”며 ‘뜻밖의 만족’을 표시.

다만 홍순영(洪淳瑛)장관이 장관 개인평가에서 ‘꼴찌’를 차지하자 “솔직한 게 오히려 탈이었다”며 아쉬운 표정들.

○…행정자치부는 이번 평가에서 4위로 나타나자 의외의 결과라며 크게 실망하는 표정.

특히 정부 정보화사업에서 라이벌 관계에 있는 정보통신부가 1위를 차지한데다 농림부와 외교통상부에도 뒤진 데 대해 내년 평가에선 더욱 분발하겠다며 의지를 피력.

○…교육부 이승무(李承茂)정보화국장은 “90년 도입한 주컴퓨터가 낡아 현재 조달청에 입찰을 신청해 놓고 있는 상태”라며 “조금만 있으면 부내 행정전산화를 새로 이룰텐데 시기적으로 조금 아쉽게 됐다”고 설명.

○…과학기술부는 5위를 차지했지만 예상보다 성적이 좋지 않은 것에 실망한 분위기. 한 관계자는 “전자결재시스템이 가동되는 내년 1월에 평가했더라면 더 좋은 성적을 올렸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토로.

○…정부 부처 중 유일하게 평가를 거부한 국방부는 보도가 나간 후 담당 국장과 실무자들이 본사를 찾아와 평가에 빠진 배경을 해명하고 앞으로 정보화 평가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약속.

○…통일부는 13위로 하위권에 머문데 대해 서운해 하면서도 강인덕(康仁德)장관이 기대 이상으로 ‘선전’, 장관들 중 공동 5위로 평가되는 바람에 그나마 체면을 살렸다고 자위.

○…노동부 담당자는 전화를 걸어 “이번 평가를 앞으로 부내 정보화를 추진하는데 참고자료로 삼겠다”며 “될 수 있는 한 자세하게 평가결과를 보내달라”고 요청하기도.

○…이번 평가에 포함되지 않은 외청과 지방 기관들도 정보화 평가에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국세청의 한 관계자는 평가에 참여한 전문가에게 “내년에는 국세청도 평가대상이 된다는데 어떤 점을 준비하면 되느냐”고 물어오기도 했다.

정부 대전청사로 이주한 관세청 관계자도 “그동안 정보화를 열심히 추진해왔는데 이번 평가에 빠져 섭섭하다”며 “내년을 기대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학진기자〉jean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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