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섬 제주, 태풍에도 끄떡없다…「예니」폭우 피해없어

  • 입력 1998년 10월 2일 18시 11분


‘제주는 비에 강하다.’

제9호 태풍 ‘얘니’가 남부지방을 강타해 곳곳에서 침수피해가 잇따랐지만 제주지역에서는 별다른 재산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태풍의 영향으로 지난달 29, 30일 이틀 동안 한라산 성판악 등 산간지역에는 5백㎜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고 해안 저지대에도 2백㎜ 이상의 비가 내렸지만 침수피해는 거의 없었다.

제주가 이처럼 큰 비에도 끄떡없는 것은 지질 특성 때문이다.

제주는 널리 알려진대로 화산섬. 토질과 암반이 푸석푸석하고 구멍이 뚫려 있다.

비가 내리면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모두 땅속으로 흡수된다.

땅속에는 또 ‘숨골’이라고 불리는 물길이 있다.

제주 전역에 분포한 숨골은 비를 한군데로 모아 지하 암반밑으로 보내는 역할을 한다.

평소에는 물이 흐르지 않지만 비가 오면 물길을 이루는 건천(乾川)을 있는 그대로 보전해온 것도 제주도가 비에 강한 이유 중의 하나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김중근(金重根)제주도 수자원개발사업소장은 “자연적으로 형성된 물길을 이리저리 바꾸면 언젠가는 재앙을 입게 된다”며 “제주의 경우 한라산 원시림도 비피해를 막아주는 훌륭한 자원”이라고 말했다.

〈제주〓임재영기자〉jy788@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