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시장 모처럼 「햇살」…D램 값 10달러선 회복

  • 입력 1998년 8월 17일 18시 05분


반도체산업에 먹구름이 걷히는가. 최근 몇년간 가격 폭락 사태로 시름에 빠졌던 반도체 업계가 모처럼 미소를 짓고 있다. 주력 품목인 64메가 싱크로너스D램(SD램)의 가격이 최근 10달러선을 돌파하며 꾸준한 오름세를 타고 있기 때문.

10달러선에 진입한 제품은 16메가×4형과 8메가×8형 등 2가지. 이 가운데 8메가×8형이 10달러선을 회복한 것은 5월 중순 이후 3개월만의 일이다.

업계에선 최대의 비수기인 7월에도 가격이 꾸준히 올랐다는 점을 들어 본격적인 가격 회복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의 최대 호황기인 크리스마스 특수(8∼11월)를 앞두고 국내 업계는 반도체 가격이 하반기에도 안정적인 상승세를 탈 것으로 기대한다. 반도체 산업에 대한 장기적인 전망도 ‘장밋빛’이다. 데이터퀘스트를 비롯, 유명 반도체 경기 예측기관에선 최근 “올해 2·4분기(4∼6월)가 반도체 불황의 최저점이었다”는 보고서를 잇따라 발표했다. 끝이 보이지 않던 불황의 먹구름이 99년 이후 완전히 걷히고 내년에는 전세계적으로 10%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D램만 놓고 보면 사정은 더욱 밝은 편. 수익성 악화를 견디다 못한 업체들이 최근 잇따라 시장에서 발을 빼거나 투자 축소를 선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시장점유율 7위인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가 6월 D램 사업 철수를 선언한 데 이어 독일의 지멘스도 영국의 D램 공장을 폐쇄하고 새 주인을 찾고 있다. 대만업계도 누적된 적자로 사상 처음으로 설비 투자 축소를 선언하고 나왔다.

한국과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일본 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 세계 2위 업체인 NEC는 최근 올해 D램 투자를 2억1천만달러 가량 줄인다고 공식 발표했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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