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연구로 본 동성애]『뇌 특수부위 크기 작고…』

  • 입력 1998년 6월 29일 19시 13분


동성애의 원인을 둘러싼 의견이 분분하지만 생물학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결합돼 생기는 것으로 보는 게 일반적. 지금은 정상적인 애정행위로 여겨지는 오럴섹스도 프로이트 시대엔 변태성 도착증으로 여겨졌을 정도로 성적 지향에 대한 이해는 시대에 따라 다르다. 동성애를 ‘선천적’으로 보는 최근의 연구들.

▼뇌부터 다르다〓91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소크연구소의 신경학자 르베이는 19명의 남자 게이를 포함한 41구 시체의 뇌를 조사,게이의 시상하부(자율신경작용의 중추)가 비(非)게이의 절반 크기라는 결과를 발표. 4개월 뒤 노스웨스턴대 심리학자 마이클 베일리와 보스턴의대 정신의학자 리처드 필라드는 ‘일란성 쌍둥이 중 한명이 게이면 다른 한명도 게이가 될 확률(52%)이 이란성 쌍둥이 경우(22%)의 두배가 넘는다’고 발표. 그러나 르베이의 실험은 시상하부가 작아서 동성애자가 된 것인지, 동성애 경험이 뇌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작아진 것인지 알 수 없다는 게 단점. 쌍둥이 연구의 경우 왜 나머지 일란성쌍둥이(42%)는 서로 성지향이 다른가 하는 점을 설명하지 못한다.

▼귀부터 다르다〓최근 미국 텍사스대 실험심리학 교수인 데니스 맥퍼든박사는 “레즈비언의 내이(內耳)가 남성의 내이 기능과 가깝다”는 연구보고서를 발표. 남녀 동성애자, 이성애자 등 4개 그룹으로 나눠 2백명의 성인을 테스트한 결과 레즈비언과 이성애 여성은 내이 속에 있는 ‘와우’(소리를 증폭시키는 역할)의 기능에서 차이를 보였다는 결론. 대체로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민감한 와우가 레즈비언에서만은 남성과 같이 둔한 반응을 보였다고. 이를 근거로 성적 지향을 컨트롤하는 뇌속의 특정 부위가 출생전부터 남성화되어 동성인 여자를 좋아하도록 지시한다고 추정.

〈이승재기자>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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