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업계,허리띠 졸라맨다…「IMF한파」넘기 백태

  • 입력 1997년 12월 19일 20시 23분


「시내전화 45원, 시외전화 1백35원, 국제전화 1천6백80원, 휴대전화 3백12원, 팩스 45원, 복사 20원, ID카드 1만5천원, 디스켓 6백원…」. 삼보컴퓨터 사내 전산망에 들어가면 각종 정보통신 요금과 소모품의 값을 적어 놓은 전자게시판이 눈에 띈다. 삼보컴퓨터 직원들은 국제통화기금(IMF)한파가 몰아치면서 전사적 차원에서 「작은 실천이 큰 절감이 된다」는 구호 아래 절약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평소 아무런 생각없이 쓰는 전화나 소모품의 원가를 계산해 게시함으로써 직원들의 절약 의식을 일깨우고 있는 것이다. 최근 몇년 동안 불황을 모르던 컴퓨터 정보통신 기업들도 IMF시대를 맞아 허리띠를 바싹 졸라매고 있다. 이들은 일반적인 비용절감과 조직 축소 등의 방법 외에 정보통신 기업 특유의 아이디어와 기술로 비용을 줄이고 있다. 컴퓨터에서 쓰는 전력을 줄이고 사내 온라인망을 이용해 서류를 주고 받음으로써 종이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방법. 한국통신 데이콤 나래이동통신 등은 회사 안에 「PC 소등반」을 운영해 업무시간 이후에 켜져 있는 PC의 전원을 끄고 있다. PC 1대를 10분 줄여 쓰면 7.6원을 절약할 수 있다. 또 전자게시판을 활성화해 간단한 업무 연락의 경우 전자우편 형태로 처리하고 있다. 서울이동통신은 모든 직원의 삐삐 번호를 구내 전화번호화해 회사에서 직원에게 호출할 때는 구내교환기를 이용하여 삐삐를 치는 시내전화 비용을 줄이고 있다. 물론 서울이동통신이 무선호출업체로 삐삐 교환기와 구내 교환기를 연결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솔PCS는 기지국의 안테나수를 줄여 전국 이동통신망 건설 비용을 크게 낮출 계획이다. 원래 기지국 안테나는 전파를 받는 것과 보내는 것이 구분돼 하나의 기지국에 두개가 붙어 있지만 이를 한데로 합쳐 안테나수를 절반으로 줄여나갈 계획이다. 물론 기술 개발의 성과로 가능해진 것으로 기지국의 성능은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이밖에도 대부분의 정보통신업체들은 하이테크 기술을 이용한 비용절감 아이디어를 사내외로 공모하고 있다. 〈김승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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