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엔 과연 어떤 교통수단이 등장할까. 세계 각국마다 21세기형의 최첨단 운송수단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개발의 초점은 역시 속도. 과학자들은 21세기에 들어가면 적어도 육해공 모든 공간에서 지금보다 2배이상 빠른 교통수단이 등장할 것으로 예측한다. 쾌속선 못지않게 빠른 속도로 화물을 수송하는 컨테이너선, 「눈 깜짝할 속도」인 음속의 10배로 비행하는 항공기의 출현, 비행기처럼 자유자재로 우주를 오르내리는 우주왕복선, 손을 놓고 있어도 자동으로 고속질주하는 승용차가 멀지 않아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의 육상 항공 해상 물동량은 20년 후면 3배이상 늘어난다. 이를 해결하려면 「더 멀리」 「더 높이」 「더 빨리」 사람과 화물을 옮길 수 있는 신개념의 교통기술이 아니고선 안된다. 지구촌에서 어떤 미래의 운송수단이 준비되고 있는지 알아본다.》
▼ 손놓고 달리는 「자동화 도로」 ▼
8월초 미국 서부 샌디에이고 근처의 15번 고속도로에선 선뜻 믿어지지 않는 광경이 연출됐다. 제네럴모터스의 「뷰익」 승용차 8대가 4m 정도의 간격을 유지한 채 줄지어 달리는 모습이 목격된 것. 놀라운 것은 시속 1백㎞로 달리는 이들 차량의 운전자들이 모두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 있었다. 영화에나 나옴직한 「손과 발을 사용하지 않는 자동차」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컴퓨터와 통신 기술이 발전하면서 운전의 개념 자체가 바뀌고 있다.
자동 운전은 자석이 1m 간격으로 깔린 「자동화 도로」에서만 가능하다. 차의 앞뒤 범퍼에 달린 자기(磁氣) 감지 센서가 차량이 정해진 궤도를 유지하도록 해준다.
차량에 설치된 고감도 레이더는 앞뒤 차량의 간격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순간적으로 입력된 데이터는 차량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소형 컴퓨터와 연결돼 브레이크와 가속 페달을 조작한다. 자동화 도로 전체의 차량 흐름은 중앙제어센터에서 맡는다. 물론 자동화 도로를 벗어나면 운전자가 직접 운전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미국은 15년안에 대부분의 고속도로에 이같은 자동화 차로를 설치할 계획이다. 자동운전 장치를 탑재한 차량만 이 차로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자동화 도로가 추진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성」 때문. 땅이 넓은 미국의 경우에도 주요 도시의 평균 차량 속도는 시속 60㎞가 채 안된다. 하지만 도로를 새로 만드는 것은 비용 부담이 크다. 일부 차로를 자동화하는 게 훨씬 경제적이라는 것이다. 교통 전문가들은 자동화 차로의 경우 시간당 3배 이상의 차량을 소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홍석민기자〉
▼ 쾌속 화물선 「패스트십」 ▼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
고대 그리스의 역사학자 투키디데스가 남긴 이 말은 지금도 유효하다. 「느리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선박은 아직 국제 무역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운송 수단. 항공기 운송의 10분의 1에 불과한 싼 비용 덕택이다.
더 빠른 화물선을 만들 수는 없을까.
곧 선보일 쾌속화물선의 선두주자는 단연 「패스트십」. 2000년 선보일 이 화물선의 속도는 시속 45노트. 지금의 컨테이너 선박보다 2배 정도 빠른 속도다.
패스트십 애틀랜틱사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의 합작품으로 미국과 유럽을 연결하는 대서양 노선에 투입될 예정이다.
배의 속도를 높이려면 바이킹선처럼 선체를 가늘고 길게 만드는 것이 관건.
그래야 물에서 받는 저항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 하지만 화물선의 경우는 문제가 다르다. 선체를 가늘게 만들면 짐을 충분히 실을 수 없고 무엇보다 불안정하다.
화물선은 느릴 수밖에 없는 걸까. 「패스트십」은 컴퓨터를 이용한 선박 디자인과 강한 추진력을 내는 수중제트엔진으로 이 두 가지 문제를 모두 해결했다.
「패스트십」 디자인의 요점은 브이(V)자 형으로 깊게 파인 앞 머리 부분. 컴퓨터를 동원, 물에서 받는 저항력을 최소화하면서 배의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3층 건물 높이로 밀려오는 대양의 파도에 맞서 빠른 속도를 유지한 채 끄떡없이 순항할 수 있게 했다.
〈홍석민기자〉
▼ 「보통사람들」의 우주선 ▼
서기 2020년쯤 가면 비행속도가 지금보다 2배이상 빠른 초음속 여객기가 출현하고 누구나 일정한 훈련만 받으면 우주비행이 가능한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요금은 지금과 비슷하면서도 비행속도는 2배 이상 빠른 여객기 개발을 현재 추진중이다. 여객기의 음속 돌파는 영국과 프랑스의 합작인 콩코드기가 최초로 성공했지만 소음과 진동, 엄청난 연료비 부담으로 실용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
미국은 항공산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초음속 여객기의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NASA는 특히 비행속도의 한계를 시험하기 위한 「하이퍼X」프로젝트에도 착수, 항공산업과 우주산업의 접목을 시도하고 있다. 내년중에는 X 34라는 시험기를 제작해 음속돌파 50년만에 음속의 8배에 도전할 계획을 세워놓았다.
보통사람의 우주비행도 꿈만은 아니다. 미국의 록히드마틴사는 획기적인 소재와 설계개념을 가진 우주왕복선 「벤처스타」를 개발, 이 꿈을 실현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지난 여름 이미 시험용 엔진설계에 들어간 벤처스타는 기존의 스페이스셔틀과 달리 한대로 1백회 정도 우주왕복이 가능하게 된다는 것. 스페이스셔틀이 4개월에 한번 발사되는 반면 벤처스타는 불과 4일만에 재발사가 가능하도록 제작될 계획이다.
이 회사는 『향후 20년 내에 과학자 의사 학생 등 일반인도 일정한 훈련만 받으면 벤처스타에 탑승, 지구궤도의 우주정거장까지 비행해 우주관측과 각종 연구를 벌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수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