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2000년엔 수중튜브터널로 바닷속 『씽씽』

  • 입력 1997년 8월 8일 07시 26분


땅밑이 아닌 바닷속 한가운데를 지나는 거대한 튜브형 터널. 2차선 왕복 도로로 자동차들이 씽씽 내달린다. 쥘 베른의 공상과학소설에나 나옴직한 장면이지만 이런 수중튜브터널이 곧 선보인다. 미국의 과학잡지인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최근호는 북유럽 노르웨이의 수중터널 계획을 소개하고 있다. 다소 엉뚱해 보이는 이 계획의 첫 고안자는 영국의 에드워드 제임스 리드경. 그는 이미 19세기말 도버해협에 이런 터널을 놓자는 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당시 이 아이디어는 적군의 침입을 용이하게 한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리드경의 꿈이 이제 1백년 후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터널의 거리는 장장 1.4㎞. 수면에 물보다 비중이 낮은 기름 탱크를 띄워 놓고 거대한 튜브터널을 매단다. 터널이 지나는 곳은 수심 25m 지점. 첫 시도인 만큼 계획은 신중하게 진행되고 있다. 바닷속 깊은 곳에서 어떤 상황이 닥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노르웨이 과학기술대에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 터널은 1m 정도 천천히 좌우로 움직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움직임이 터널의 구조 자체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해도 문제는 남는다. 만약 운전자들이 이 미세한 움직임을 느낀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공사가 시작되는 시점은 20세기가 마감되는 오는 2000년. 앞으로 남은 기간 중 노르웨이는 수중튜브터널을 실현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노력을 벌일 예정이다. 수중튜브터널의 이점은 무얼까. 경험이 쌓이면 전통적인 방식으로 터널을 놓는 것보다 공사 비용이 적게 든다. 차량이 드나들 때 경사가 심하지 않아 자동차의 연료를 절약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어 장기적으로 유리하다. 〈홍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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