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원전,최악상황 가정 주민소개-교통통제 훈련

  • 입력 1997년 7월 11일 20시 59분


「4호기에서 원인불명의 방사능 누출사고 발생」. 10일 오전 9시. 「사고발생」 메시지가 전달되면서 원자로 4기가 들어서 있는 부산 기장읍 고리원전은 실전을 방불케하는 「방사능방재 합동훈련」에 돌입했다. 이날 훈련은 지난 94년 이후 이 지역에서 처음 실시되는 민관군 합동으로 관계자 5백60여명이 참가한 대규모 방재훈련. 훈련 시나리오는 최악의 상황을 골라 작성됐다. △원인불명의 방사능 누출 △원자로 내부온도가 급등, 정상운전 때보다 1백50도나 높은 섭씨 4백80도를 기록 △누출원인을 파악하기 전 전기계통의 또다른 화재발생 등. 지난 79년 원자로가 녹아내리며 엄청난 방사능 누출사고를 빚은 미국 드리마일섬(TMI)원전사고보다 더 나쁜 상황이라는 설명. 특히 수시로 변하는 바람을 타고 방사능물질이 광범위하게 확산되는 상황을 가정해 원전에서 반경 20㎞이내 인근지역을 대상으로 교통통제와 주민소개 작전을 펴기도 했다. 1∼2㎞ 인근 주민들은 법적 피폭선량을 초과한 방사능에 노출되고 환경시료 분석 결과 우물물과 채소 토양에서 다량의 방사능이 검출된 것으로 가정했다. 원전 인근 생태계의 방사능오염 상황에 대처하는 방사능 이동측정과 제염훈련도 실시됐다. 이날 훈련은 1백50여시간에 달하는 실제 상황을 8시간으로 압축해 실시한 것이다. 고리원자력본부 전재풍본부장은 『관계기관이 1년여간 시나리오를 검토해 원전의 신경망인 전기계통에 화재가 발생하고 바람도 이례적으로 내륙을 향하는 최악의 상황을 설정했다』고 말했다. 〈기장〓최수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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