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지구상에는 1천만∼3천만종(種)의 동식물이 살고 있으며 과학자들이 발견해 학명을 지어준 종은 모두 2백만종이다.
그러나 보존이냐 개발이냐의 갈등속에서 세계적으로 하루평균 1백36종의 생물이 사라지고 있다.우리나라에서도 매년 2백50∼3백종의 야생동식물이 멸종되고 있다는 것이 환경부의 추산.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멸종 속도가 매우 빨라지고 있다는 점.
UNEP는 최근 펴낸 「지구 생물다양성 평가」에서 화석기록을 가진 생물의 평균 생존기간이 5백만∼1천만년이어서 멸종속도가 한해 평균 1∼3종인 것으로 계산했다.포유동물은 생존기간이 약 1백만년이며 1종이 멸종되는데는 약 2백년이 걸린다. 그러나 최근의 멸종속도는 이보다 50∼1백배 빨라졌다.
6천5백만년전 공룡 1종이 사라지는데 1천년이 걸렸지만 지난 1600년부터 4백년동안 사라진 동물은 4백84종, 식물은 6백54종이나 된다.
현재 세계보전모니터링센터(WCMC)에 의해 수년내에 멸종될 것으로 분류된 동식물도 최소한 3만1천4백72종이다.
이처럼 멸종속도가 빨라지는 이유는 무분별한 개발로 서식지가 변형되고 서식환경이 나빠지고 있기 때문.
국제자연보호연합(IUCN)은 야생동물의 멸종요인으로 △서식지 파괴 △남획 △외래종의 영향 △먹이부족 △농작물 가축의 피해방지를 위한 포획을 꼽고 있다.
이로 인해 인류생존의 토대가 되는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한 국제적 국내적 노력이 최근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92년 리우환경회의에서는 생물 다양성이라는 개념이 국제무대에 처음 소개돼 생물다양성협약을 만들어냈다. 현재 가입국은 1백66개국. 가입국들이 생물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추진하는 정책은 주로 경제적인 인센티브를 주는 것.
스위스는 93년 「생태보상계획」을 마련, 자연상태 그대로 농지를 보존하는 농부들에게 보상금을 주고있다. 덕분에 전체 경작지의 4%인 4만7천㏊가 그대로 보존돼 있다. 스위스는 이 계획을 지속적으로 추진, 전체 경작지의 12%를 생태지역으로 만든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국과 캐나다는 86년 북미지역에 사는 물새 서식지 보호를 위해 「북미물새관리계획」을 마련했다. 북미지역에 사는 물새 수를 2001년까지 70년대 수준으로 늘린다는 목표아래 물새가 많이 사는 지역을 사들이고 있다. 2001년까지의 총 투자액은 10억달러. 이중 75%는 미국, 25%는 캐나다가 부담한다.
우리나라는 최근 자연환경보전법을 개정,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을 법으로 지정해 보호하기로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중 동식물 보호법이 없는 나라는 우리뿐이었다.
〈이진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