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중 보약 체질맞게 써야 효과…해열제,태아에 치명적

  • 입력 1997년 4월 29일 07시 54분


임신을 하면 생기는 여러가지 신체 정신적 변화 때문에 보약을 먹으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한의사들도 임신중에 한약을 적절히 먹으면 △몸의 기와 혈액순환을 건강히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고 △유산할 확률도 줄어든다고 말한다. 그러나 인체의 모든 기능이 예민해져 있는 이때 자칫 약을 잘못 쓰면 심할 경우 유산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 때문에 보약을 지을 때는 가족이 대신 지어오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경고한다. 꽃마을한방병원 강명자원장(02―3475―7002)은 『임신을 하면 체온을 갖는 다른 생명체가 몸에 자리잡기 때문에 △몸에 열(熱)이 많아지고 △혈액과 기(氣)순환에 장애가 오고 △호르몬 분비가 약해지는 등 인체에 전체적인 변화가 생긴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임신부에게는 몸의 열을 내려주고 혈액과 기 순환이 잘되게 하고 호르몬 분비를 왕성하게 하는 「안태약」이라는 약을 쓴다. 임신 4개월 이내에 먹는 이 약은 유산을 막고 동시에 태아가 자궁속에 잘 자리잡도록 자궁벽을 튼튼히 해주는 역할도 한다. 그러나 보약이 제 기능을 하려면 반드시 체질을 먼저 파악한 뒤 약을 써야 한다. 강원장은 『임신에 따른 몸의 변화가 사람에 따라 워낙 차이가 크기 때문에 모든 임신부에게 다 잘 듣는 한약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시기에는 다른 한약도 주의해서 사용해야 한다. 임신이 아니라면 별 탈 없이 먹을 수도 있는 설사약 해열제 진통제 등 40여가지 한약재는 임부와 아기의 건강에 치명적인 해를 입힐 수 있다.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음식을 잘 가려 먹는 등 이른바 「태교」를 잘 하면 호르몬 분비와 기와 혈의 순환이 저절로 보강된다. 굳이 보약을 먹지 않아도 좋다는 것. 강원장은 그러나 『본인과 태아의 건강을 위해 규칙적으로 의사를 만나는 것을 잊지 말고 몸에 사소한 변화가 생겨도 그 즉시 병원을 찾도록 하라』고 권했다. 〈나성엽 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