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鍾來기자] 국내에서 개발된 컴퓨터 바이러스가 빠르게 늘고 있다.
안철수 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96년 컴퓨터 바이러스 결산」에 따르면 지난 해 국내에 새로 출몰한 바이러스는 모두 2백24종. 이중 외국산은 72종(32%)인데 비해 국산 바이러스는 1백52종(72%)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수치는 95년에 새로 발견된 국산 바이러스수가 85종인 것에 비하면 2배 가량 늘어난 것이다.
지난 해 발견된 국산 바이러스 중 컴퓨터 사용자에게 피해를 끼친 대표적인 것으로는 「한국산 매독(PoxKr)」 시리즈 20종, 「회오리 (Eddy)」시리즈 13종, 「시스터보(Systurbo)」시리즈 12종 등을 들 수 있다.
「매독」 바이러스는 원래 외국의 바이러스 개발 그룹인 「누크(Nuke)」에 있는 록 스테디가 제작한 것으로 국내에 들어와 「한국산 매독. 588」「한국산 매독. 633」같은 변종이 양산된 것으로 보인다.
연구소는 『지난 해는 PC통신망이 바이러스의 온상으로 떠오른 한 해』라고 밝혔다. 특히 개인이 운영하는 사설PC통신망은 각종 악성 바이러스가 퍼져있다.
지난 해 7월에는 천리안의 한 동호회에 「안락사」 바이러스가 출몰했다. 12월에는 나우누리에서 한 사용자가 고의로 「전갈」바이러스에 감염된 파일을 많은 사람에게 전송한 사건도 있었다.
또 세계적으로는 「트로이 목마」로 알려진 바이러스 피해 사례가 많았다. 「트로이 목마」는 사용자들이 잘 아는 파일이름에 엉뚱한 프로그램을 바꿔 넣어 통신망에 올려놓는 행위를 뜻한다. 지난 해 발견된 사례로는 「pkzip 3.0」「m.com」「v3res.com」 등이 있다. 이름만 같은 파일이지 내용은 달라 하드디스크의 데이터를 지우는 등 파괴행위를 일삼는다.
지난 해 2월에는 세계 최초의 윈도95용 바이러스인 「보자」가 발견되었다. 6월에는 실행파일이 아니라 문서파일에 감염되는 「워드 컨셉트」라는 새로운 형태의 바이러스가 국내에 등장하기도 했다.
「워드 컨셉트」 바이러스는 특히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안철수연구소 고정한연구원은 『올해는 적어도 4배종(倍種) 이상의 신종 바이러스가 나타날 것』이라며 『바이러스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정품 소프트웨어만 사용하고 최신 백신 프로그램을 2종 이상 함께 써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