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통신기반(NII)」(미국) 「신사회간접자본」(일본) 「범유럽망(TEN)」(유럽연합) 「인포소사이어티2000」(덴마크) 「IT2000」(싱가포르) 등. 세계는 지금 정보가 달려가는 「디지털 고속도로」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비포장」 국도조차 완공하지 못하고 있다. 정보사회를 뒷받침할 광케이블 위성 슈퍼컴퓨터 데이터베이스 등 신사회간접자본(신SOC)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다.
정보고속도로의 주축인 광케이블은 경쟁력을 가늠하는 척도. 이웃 일본의 경우 가입자 가운데 12.9%가 광케이블에 닿아 있다. 우리나라의 통신시설은 세계 8위지만 광케이블로 교체한 가입자망 비율은 0.1%에 불과하다. 일반 전화선 위주로 되어 있는 설치기준 때문에 고속가입자망의 보급이 더딜 수밖에 없다.
정보사회 두뇌에 해당하는 슈퍼컴퓨터는 세계 5백위안에 드는 성능을 가진 것이 고작 3대뿐이다. 최근 도입이 늘고는 있으나 여전히 대수면에서 미국의 1%, 일본의 4%에 불과하다.
대(大)용량 정보를 값싸게 보낼 수 있는 인공위성도 부족하다. 인공위성은 광케이블과 달리 짧은 시간안에 띄워올려 곧바로 활용할 수 있어 선진국은 물론 홍콩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국가에서도 경쟁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현재 우리가 보유한 통신방송위성은 2개뿐이다. 무려 20개를 보유한 홍콩과 대조를 이룬다. 그나마도 방송 채널 허가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놀리고 있다. 공보처와 정보통신부는 서비스 허가시기를 놓고 줄다리기만 하고 있다.
위성 광케이블 등 정보통신망이 동맥을 이루면 혈액처럼 흐르는 것이 데이터베이스(DB)다. 해운물류정보망(KLNET) 철도운영정보시스템(KROIS) 항만운영정보시스템(PORT―MIS) 무역정보망(KTNET) 산업정보망 금융망 등이 가동중이다.
그러나 제각각 정보망을 구축하다보니 서로 정보를 교환할 수 없는 실정이다. 국가차원의 종합계획이나 표준이 없이 구축한 결과다.
지리정보시스템(GIS)도 가스폭발사고 등 대형 사고가 터진 후에야 본격화되고 있다. 94년부터 재난대비와 효율적인 국토개발을 위해 시작되었으나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의 계획이 서로 달라 아직 제자리걸음이다.
데이터베이스의 기본인 지적도(地籍圖)원본의 신뢰도도 크게 떨어져 실제 면적과 평균 10%의 오차를 보이고 있다는 것.
재난재해에 대비한 각종 방재망은 내무부 기상청 농림부 해양수산부 한국전력공사 홍수통제소 한국도로공사 등 여러 부처에서 마련중이다.
그러나 서로 연계되지 않아 정작 긴급한 일이 일어나면 전화나 팩스로 정보를 교환하고 있는 실정이다. 안전관리망은 유선 무선 인공위성을 동원해 입체적으로 활용하는 외국의 선례와 대조를 이룬다.
--공동취재팀--
◇조선일보
石琮熏 黃順賢 林正郁기자 〈경제과학부〉
◇동아일보
金昇煥 鄭永泰 洪錫珉기자 〈정보과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