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조작 바이러스병 차단…인삼연초硏 새담배품종 개발

  • 입력 1996년 12월 16일 19시 56분


「金炳熙기자」 유전공학 기술을 이용해 바이러스에 걸리지 않는 새로운 담배품종이 개발됐다. 유전자 조작을 통한 바이러스 저항성 작물로는 지난해 미국에서 발표한 서양 애호박 신품종에 이어 세계 두번째다. 이에 따라 바이러스병을 막기 위한 농약비용과 농약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줄이고 담배의 품질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또 이 유전공학기술을 고추나 토마토 감자 등 주요 작물에 적용하면 바이러스병에 강한 새 품종을 개발할 수 있다. 한국인삼연초연구원 박은경박사팀은 지난 5년동안 연구끝에 유전자 조작기술을 이용, 담배에 가장 큰 피해를 주는 「담배 모자이크 바이러스(TMV)」(오갈병)와 「감자 바이러스Y(PVY)」 병에 걸리지 않는 새로운 담배품종 개발에 성공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중 감자바이러스Y에 관한 연구는 고려대 생명공학원 백경희교수팀과 함께 진행했다. 담배모자이크바이러스는 황색종 담배에, 감자바이러스Y는 황색종과 함께 국내에서 많이 기르는 버리종 담배에 감염된다. 문제의 바이러스 2종은 핵산의 일종인 리보핵산(RNA)과 외피 단백질로 구성돼 있다. 이중 RNA가 병을 일으키고 외피단백질 성분은 식물체 안에 들어갈 경우 외부로부터 침입하는 바이러스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이들 바이러스를 분리,여러 종류의 유전자 가운데서 외피 단백질이 병을 막는데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밝혀낸 후 이 유전자를 인공적으로 재조합했다. 그런 다음 재조합 유전자를 담배의 염색체에 넣어 외피 단백질을 스스로 생산하도록 함으로써 바이러스병을 막도록 한 것. 연구팀은 이 과정에서 재조합 유전자를 아그로박테리움이라는 세균에 넣어 담뱃잎 조직에 집어넣는 방법을 썼다. 박박사는 『형질이 바뀐 담배를 4, 5세대 길러 병에 강한 것을 뽑아 분석한 결과 담뱃잎 성분 등 다른 특성은 전혀 바뀌지 않고 바이러스에 대해 강한 저항성을 보였다』고 밝혔다. 현재 식물 바이러스병을 완벽하게 막는 약제는 아직 없다. 특히 담배가 「담배모자이크바이러스」나 「감자바이러스Y」 병에 걸리면 수확이 50% 이상 줄고 지역에 따라서는 담배농사를 짓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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